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위기를 넘겼지만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을 경험한 만큼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삼성서울병원 및 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입원한 지 이튿날 아침 현재 깊은 수면상태로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당일 이 회장의 입원 소식에 그룹 미래전략실 간부들과 계열사 경영진 등이 병원에 집결하고 해외출장 중이던 이재용 부회장도 긴급 귀국하는 등 그룹에 비상이 걸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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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날 아침 병원에 대기 중인 그룹 관계자들의 모습은 이 회장이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한결 안도하는 분위기다.
안팎에서는 이번 일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삼성SDS의 삼성SNS 인수 등 순차적으로 구조개편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최근 삼성SDI의 제일모직 인수, 삼성종합화학의 삼성석유화학 인수, 삼성생명 지분 정리, 삼성SDS의 상장추진 등 개편작업이 거의 매주 진행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귀국 후 출근경영을 재개하면서 이러한 개편 작업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면 이후 개편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재계는 물론 외신들도 이 회장의 와병 소식을 신속히 전하면서 경영권 승계 가능성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이 저성장에 직면한 시점에 이 회장의 건강문제가 불거졌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이 부회장이 애플과 협상을 주도하는 등 국제적 감각을 지니고 인맥을 구축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로이터도 이 회장의 입원 소식과 함께 승계 구도를 조명했다. 이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남매에게 사업을 분배해 놓은 가운데 이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