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찾는 사람 줄었지만 품질 개발은 계속해야죠"

2014-05-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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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8년 피아노 장인, 남상원 영창뮤직 부장

남상원 부장은 28년간 이어 온 품질개발 노력에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인기가 시들하다 해도 피아노가 어디 가나요? 계속해서 피아노를 만들겁니다"

한때 악기업체들이 해외 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 중 피아노는 악기산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2000년 1520억원 규모였던 피아노 시장은 4분의 1수준인 400억원대로 크게 축소됐다. 이제 '사양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긴 어려운 지경이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의 피아노는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악기 전시회에서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일본과 중동 등 신규시장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이미지도 확고히 했다.

이 모든 게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장인들의 노력 때문이다.

최근 인천 서구에 위치한 영창뮤직 인천공장에서 남상원 설계 담당 부장을 만났다. 남상원 부장은 현장에서만 28년 간 근무한 국내 유일의 피아노 설계 장인이다. 그는 국내 피아노 산업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인물이다.

"원래는 건축분야에서 설계일을 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많고 적성도 맞아서 하다보니 지금까지 왔습니다"

남 부장은 피아노 수요가 많던 과거보다 요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공자들 수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제품에 요구 또한 다양해져서 설계 개선이나 신기술 적용이 따라주지 않으면 금방 외면당합니다. 내구성에도 더욱 신경써야 하구요"

피아노의 수명이 너무 길어져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문에 "기본만 가지고 유지만 하려고 들면 발전이 없어요. 계속해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추가해서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하는 게 관건이죠"라며 현답을 내놓았다.

그는 기존의 피아노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소재를 적용하기 위한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골 대신 대체소재를 개발해 프레임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피아노의 설계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도하지 않는 고난이도 공정으로 꼽힌다.

남 부장은 "피아노라는 게 눈에 확 들어오는 변화가 있긴 힘들어요. 보이진 않지만 작은 부분에서부터 변화와 도전을 시도한다는 게 중요한 거죠. 보편적인 지향점인 최상의 음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라며 포부를 밝혔다.

세계 악기시장의 강자로 급부상 중인 중국시장 공략법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중국 톈진의 영창뮤직 공장을 오가며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한-중 공장간 개발공정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선 한국피아노라고 하면 메리트가 상당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소리 자체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졌어요. 저가시장 조차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죠. 품질 보증 없이 시장에 연착하는 붐업 단계는 지났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이 작아졌다고 품질개선을 게을리 할 순 없어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피아노공장인 이 곳(영창뮤직 인천공장)에서 끝까지 엔지니어 정신을 발휘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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