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해양 수산원 40년 된 폐선 타고 운항실습...정부가 안전불감증 더 심각

2014-05-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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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백승훈 기자 =해양 안전을 책임지고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해양수산부가 40년 가까이 된 폐선 직전의 배를 실습선으로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세계일보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실태에 관해 보도했다. 준정부기관인 연수원은 해기사(항해·기관·통신사)와 선원의 교육 및 자격취득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연간 2만8000명이 교육을 받으며, 이곳을 거쳐 간 해양수산 전문인력이 100만명을 넘는다. 이어 해기사 면허 취득 통로인 오션폴리텍 초급 해기사 양성과정, 선원의 안전교육과정 등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양 전문가 실습에 사용하는 배 3척이 모두 낡아 이미 폐선해야할 상태이다. 승무원 54명과 실습생 174명을 태울 수 있는 한반도호(3491t)는 1975년 8월 건조돼 선령이 39년에 이른다. 한우리호(4108t)는 승무원 36명과 실습생 144명을 태울 수 있는 배로, 1989년 5월 건조돼 선령이 25년이다.

이 두 선박은 각각 연해와 근해에서 해사고의 승선실습, 오션폴리텍 외항상선 3급과 내항상선 5급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나머지 한 척은 제2갈매기호(367t)로 1992년 5월 건조돼 선령이 22년이나 되지만 그나마 실습선 가운데 가장 ‘최신형’이다. 먼 바다에서 수산계 고교 종합승선실습, 오션폴리텍 원양어선 3급 교육에 쓰이고 있다. 실습선 3척의 평균 선령은 28.7년에 달한다.

현행법상 실습선 운항에는 선령 제한이 없다. 그러나 국내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선의 경우 안전을 고려해 30년으로 제한돼 있고, 선령 20년인 세월호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배의 노후화가 꼽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수원의 실습선 선령은 심각한 수준이다. 

연수원은 늘 예산 부족을 핑계삼아 해양 전문가를 양성하는 실습선 교체를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렸다. 안전 문제는 시급하지 않은 사안으로 취급된 것이다. 그나마 올해 한반도호를 대체할 연습선 설계 명목으로 11억원의 예산 지원을 처음 받았다. 이 배를 내년부터 건조한다고 해도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반도호가 최소한 선령 43년일 때까지는 버텨줘야 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나머지 실습선 두 척의 교체 계획은 아직 없다.

연수원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노후 실습선들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해양수산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의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예산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형식적인 말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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