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ㆍ류태웅 기자 =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소유한 유병언 씨 측이 구원파 신도를 유도장에 모아 훈련을 시켜왔을 뿐 아니라, 이곳에 사치품 창고까지 둔 정황이 포착됐다.
유 씨 일가가 이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격투기에 능한 신도에게 사설경호를 맡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사법당국에 정통한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유 씨 맏아들인 대균 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B빌딩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라이온(SAZA)'과 같은 건물 2층을 통째로 소유하고 있다.
A씨는 "대균 씨와 여러 지인이 라이온을 꾸준히 드나들었다"며 "자기 얼굴을 신격화한 삽화를 넣은 명함을 레스토랑에서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명함은 소책자처럼 만들어졌으며, 빨간색 표지 안에는 금박 테두리가 있다.
라이온에는 일반 손님도 드나들었지만, 2층은 구원파 관계자만 출입했다는 전언이다.
B빌딩에 입주한 부동산업자 C씨는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했지만, 2층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몰랐었다"며 "자꾸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올라갔더니 유도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C씨는 "부동산업을 하는 동안 2층이 매물로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2층은 현재 자물쇠로 잠겨 있어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내부구조나 용도에 대한 증언이 속속 나온다.
A씨는 "유도장은 2층 가운데 위치해 있다"며 "이를 둘러싼 방마다 고가구를 비롯한 수입 사치품이 가득 쌓여 있다"고 전했다.
C씨는 "2층에 직접 올라갔을 때 서너 명이 매트리스 위에서 유도를 하고 있었다"며 "2층에서 운동하는 사람은 볼 때마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예 구원파 신도가 숙식을 2층에서 해결하면서 합숙 훈련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인근 주민인 D씨는 "합숙 훈련 참여자는 라이온이나 인근 슈퍼마켓인 노른자쇼핑에서 일하는 구원파 신도"라며 "라이온이나 노른자쇼핑 직원은 신도뿐"이라고 전했다.
라이온 건너 편에 있는 노른자쇼핑도 등기상 공동 소유주 가운데 유병언 씨 이름이 있다.
한편 대균 씨는 여러 여성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고가 의류매장에도 자주 방문해 한 번에 수백만원어치 물건을 사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류매장 관계자는 "대균 씨가 왔었는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알아도 고객정보인 만큼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