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한국 통화정책의 방향' 세미나에서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회복세의 미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가시적 회복기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2014년 성장률은 3.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수치는 한은이 이달 초 수정 전망치로 내놓은 연간 성장률 연 4.0%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3.7%보다도 낮다.
민간소비는 연 2.6%, 설비투자는 5.6%, 건설투자는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수출은 연간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767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봤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 역시 제조업체들의 낮은 체감경기 수준과 노동시장 관련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미진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그림자금융, 부동산 버블 등에 대한 우려에 따라 중국 경기도 불확실성이 높아 중국에 대한 수출 회복세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위원은 "현재 민간부문에서 회복세가 확대돼 경제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는 가시적 경제회복기보다 저점을 확인하는 기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한은이 금리 정상화로 가기까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대출 및 부동산 버블이 교정은 커녕 오히려 악화됐으므로 금리 정상화를 위한 환경이 훨씬 불리하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에 비해 (한은)신임총재는 금리 정상화에 무리 없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