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고등학생 등 300여명의 사망 또는 실종자를 낸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안전행정부와 서울시가 각 기초단체에 별도 합동분향소를 두지 말라고 권고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번 사고로 전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용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당일 오후 3시부터 안산지역 합동영결식 당일까지 운영하니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달라는 게 골자다. 이어 '안행부 자치행정과-XXXX호와 관련'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서울지역 25개 구청을 합동분향소 설치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문은 설치장소를 '시ㆍ도청 소재지별 각 1개소, 시ㆍ군ㆍ구 제외'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안행부에서 내려온 것을 그대로 인용했다"면서 "일부 자치구에서 문의하는 곳도 있지만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문은 서울시가 지난 26일 안행부로부터 접수했고, 이를 다음날 각 자치구에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기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자치구 입장에서 이 같은 불편한 공문을 받고서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원구는 이날 구청 1층 심폐소생술 교육장에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뒀다. 분향소 제단 중앙에는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 쓰고 국화꽃으로 장식했다.
노원구측은 서울시의 공문을 접수하기 이전에 합동분향소 설치를 결정, 자체 예산을 들여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허술한 국가 재난관리시스템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거세지는 시점에서, 애도 분위기조차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해 거듭 국민의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
안행부 담당자는 "중앙지원반에서 결정이 내려진 사항으로 분산될 수 있는 전국의 추모객을 집중하자는 차원"이라며 "기본방향을 준 것일 뿐 절대 강제사항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