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솔직히 저희는 같은 LG 제품 팔면 더 좋거든요. 그래도 이 제품이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도 뛰어나 고객님에게 더 좋아요”
지난 21일 찾은 서울의 한 LG유플러스 직영 대리점.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가격을 문의하자 직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5를 내밀었다.
LG전자의 G프로2는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친다.
같은 그룹 계열사 제품이기에 판매 시 자신들은 더 좋지만 가격이나 기능 면에서 고객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있어 LG전자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LG전자는 지난 2월 G프로2를 출시하며 5.9인치의 풀HD IPS 대화면을 비롯해 OIS(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적용된 1300만 화소의 카메라 등을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 S5가 국내 조기 출시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갤럭시 S5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먼저 출시됐지만, 99만9900원이라는 높은 출고가와 다양한 기능에 출고가까지 86만6800원으로 낮춘 갤럭시 S5의 공세 속에 같은 계열사도 경쟁사 제품을 추천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약 500억 원대의 적자가 추산돼 전 분기에 이어 적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G2나 G플렉스 같은 제품을 출시했지만 브랜드 가치가 부족해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시장이 중저가 제품 위주로 재편되는 것도 LG전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 상승 없는 중저가 시장 진출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1분기 실적을 매출 14조 1321억 원, 영업이익 3022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2% 상승으로 뚜렷한 변화가 없으며 영업이익은 13.5% 줄어든 수치다.
LG전자는 오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