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가운데 두 곳의 조선소 수주잔량이 100척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3월 이후 1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맞았던 2009년까지 180~200척의 풍부한 수주잔량을 유지하고 있던 조선소들의 일감이 5년여 만에 반토막 났다.
조선국제 해운·조선 시황분석기관 클락슨 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3월말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각각 152척, 99척, 89척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3월까지 96척에 머물렀으나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척수를 크게 늘려 2011년 수준을 회복했다.
빅3 조선소 전체의 수주잔량을 보면 2009년 말에는 572척에 이르렀으나, 2010년 567척, 2011년 463척으로 떨어지더니 2012년과 2013년은 각각 329척에 머무르며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각 조선소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통상 3년치 일감을 유지해 왔으나 상선수주가 급감하면서 현재는 1년 반~2년치 물량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1~2월만해도 상선 수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업체에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선주들이 대거 몰려 있는 유럽지역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계획했던 발주를 중단함으로써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상선 신조가의 추가 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일감 확보를 위해서는 상선 수주는 불가피 하다.
클락슨 리포트 통계가 조선소의 상황을 100%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클락슨리포트는 상선 수주량만 집계하기 때문에 빅3 조선사들이 주로 따내는 해양플랜트 수주분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이 감소하는 데다 중국의 추격마져 거세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수주도 녹록치 않다.
따라서 각 조선소들은 여름휴가 시즌에 돌입하는 6월 초까지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새로운 선박 수주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5월에도 특정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대형 발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 수주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