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들이 입원치료 중인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의 차상훈 병원장은 17일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환자 모두 사고 스트레스로 당황하고 멍한 상태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 65명과 교사 1명이 내원했지만 학생 3명은 간단한 치료 후 귀가했다.
차 원장은 "코와 골반에 골절상을 입은 2명을 제외하고 경미한 타박상뿐 심각한 외상은 없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리를 함께한 한창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대한 사고를 겪고 나면 첫날 밤 잘 자는 게 중요하다"며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로 멍해진 상태를 보인 데다 늦게 병원에 도착해 필요한 경우 수면제를 처방해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상은 경미하지만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며 "아침식사 때 일부 학생은 울먹이며 친구들에 대해 얘기하는 등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물에 오래 잠겨 있다 구조돼 폐부종이 의심되는 학생도 있었다.
소아청소년과 담당 교수는 "가장 오래 물에 잠겨 있던 시간은 학생 기억으로 20~30분이라고 한다"면서 "X-레이 상 4~5명에게서 폐부종 의심 소견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숨이 가쁘거나 통증 호소는 없어 경미한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퇴원시기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심리적 치료와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한 만큼 부모와 협의해 순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