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노라마' 2편 '학교 가는길, 차다', 리얼 히말라야 담는다

2014-04-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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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노라마' [사진제공=KBS]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그동안 알지 못했던 히말라야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오는 17일 오후 방송되는 KBS1 '파노라마'에서는 '학교 가는 길, 차다'가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히말라야 산맥 사이를 흐르는 잔스카 강, '차다'(chaddar, 얼음담요)라고 부르는 얼어붙은 잔스카 강에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공개된다.

◆ 잔스카 마을의 아이들, 학교에 가다

인도 서북쪽, 히말라야 깊숙이 숨겨진 잔스카 마을. 이곳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풍경은 조금 특별하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학교가 있는 레(Leh)까지 가는 방법은 걸어서 잔스카 강을 건너는 것뿐. 눈으로 완전히 길이 막히는 1~2월, 잔스카 강이 꽝꽝 얼 때에만 학교에 갈 수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아빠들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짐을 꾸린다. 얼음 강 위를 일주일가량 꼬박 걸어야하는 힘든 길이지만, 매년 아빠들과 아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에 간다.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학교길, 차다

3형제 중 유일하게 레에 있는 학교에 가게 된 돌카. 부모는 아들 셋 중 가장 똑똑한 둘째를 레에 보내기로 했지만, 어린 아들이 험난한 차다를 무사히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마을 친구 켄럽도 함께 학교에 가게 되었다. 아픈 아빠를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하고 동생들을 돌보던 켄럽은 가족을 두고 떠나는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아빠가 없는 릭진 앙두는 할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섰다. 할아버지는 이제 기력이 쇠해 얼음길을 걷는 것만도 벅차지만, 무거운 짐과 어린 손자를 이끌고 가야 한다. 목숨을 걸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등굣길에 오르는 일곱 아빠들과 여덟 아이들. 이들에게 도시의 학교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다.

◆ 아빠와 아이들의 험난한 여정, 가슴 저미는 부정(父情)

차다를 걸어 학교에 가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1주일간 추위와 싸우며 미끄러운 얼음강 위를 걸어야 한다. 아빠들이 나무로 얼음을 두드려가며 발 디딜 곳을 찾고 아이들은 그 뒤를 따르게 한다. 잠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동굴이라도 찾은 날은 그나마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하 20도를 밑도는 날씨에 침낭 하나에 의존해 모래밭 위에 누워 밤을 보내야한다. 매일 밤 투박한 손길로 아이들의 젖은 옷을 말려 갈아입히고, 서툰 솜씨로 음식을 마련하는 아빠들. 낯설고 고생스러운 일투성이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 녹아내리는 차다를 걷다

예전 같으면 아직 차다가 꽁꽁 얼어있어야 할 한겨울이지만 히말라야 날씨도 예전 같지 않다. 때 이르게 녹아버린 차다. 얼음이 녹아 길이 끊기자 일행은 어쩔 수 없이 가파른 절벽 위, 좁디좁은 길을 따라 걸어간다. 하지만 둘러갈 길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거센 물살에 길이 막히자 릭진 앙두의 할아버지는 거침없이 신발과 바지를 벗고 얼음물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뒤따라 차디찬 히말라야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아빠들. 무거운 짐과 아이를 한 번에 업고 건널 수 없어 두 세 번씩 차가운 물속을 오간다. 동상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얼음장에 베여 피가 나기도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히말라야의 맹추위를 온몸으로 맞으며 걸어가는 아빠와 아이들. 차다는 과연 이들에게 학교 가는 길을 허락할까.

제작진은 이들이 가는 고행의 길을 고스란히 함께했다. 히말라야인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기 위해 하루 9~10시간씩 걸으며 노숙하는 생활을 견뎠다. 동상, 탈진, 고산증에 시달리면서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았던 2달여의 시간. 제작진은 "50여명의 스탭들이 한계와 싸우며 밀착 촬영한 히말라야人, 그들 삶의 숨결은 이 시대 마지막 순수의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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