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로 주목받아 온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소장펀드에서도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반면 대형사인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별다른 성과를 못 내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 및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소장펀드 누적 설정액은 출시 한 달여 만인 11일 기준 20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43.82%(88억4200만원)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차지했다.
2ㆍ3위는 각각 신영자산운용(17.49%), KB자산운용(11.84%)으로 이 두 회사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합친 3개사가 전체 설정액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장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는 총 30곳에 이르며, 삼성자산운용 및 하나UBS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을 비롯한 10개사는 설정액이 1억원도 안 됐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펀드시장 가치주 열풍이 소장펀드에도 그대로 옮겨지고 있다"며 "증시가 장기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가치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치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을 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36.4%로 가장 높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내놓은 소장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는 이채원 부사장 및 김동영 본부장이 책임운용인력으로 있다. 이 부사장은 12개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최근 1년 새 8%에 맞먹는 수익을 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무지한 투자자도 '가치투자 쌍두마차'로 이 부사장이나 허남권 신영운용 사장을 안다"며 "요즘 분위기를 봤을 때 소장펀드 자금 쏠림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소장펀드 출시 전인 3월 초부터 주식운용본부를 그로스(Growth)와 밸류(Value) 2개 본부로 개편, 가치투자 부문을 강화했다. 여성 1세대 펀드매니저인 민수아 밸류주식운용팀장을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삼성자산운용 소장펀드로 들어온 돈은 현재 약 7000만원에 머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소장펀드인 '삼성코리아인덱스'는 유영재 이사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부책임운용역에 민수아 본부장도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 설정액은 현재 약 4000만원이다.
다른 삼성자산운용 소장펀드인 '삼성코리아중소형50'은 노아름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맡고 있으며, 약 3000만원이 들어왔다.
유 이사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총 11개로 최근 1년 새 5.8% 수익을 올렸다. 민 본부장 및 노아름 매니저는 각각 20개, 6개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1~3%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국내도 운용인력이 펀드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운용 기조와 철학이 펀드에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