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회사원 김씨(30, 여)= 매일 어린이집에서 아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이동해 다양한 택시운전자들을 만난다. 가끔 백발의 노인이 택시를 운전하는 것도 쉽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는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을 쓰며 아이의 안전을 염려하며 주행속도를 지킨다. 오히려 젊은 운전자들처럼 가속하거나 추월하는 경우가 적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택시를 이용할 경우 더 안심이 된다.
#지방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최씨(32, 남)= 늦은 시간까지 업무가 이어지다보면 일주일에 한번 씩은 택시를 이용한다. 한 눈에 봐도 할아버지 같은 노인이 운전하는 택시를 타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오랜 택시 경험으로 운전하는데 있어서는 베테랑 같은 느낌이 든다.
#승무원 김씨(35, 여)= 젊은 택시 운전자들 가운데 욕설을 하며 거친 운전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나이 드신 운전자는 느긋하면서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승객으로서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강 박사는 "서울 및 6대 도시에 분포한 700명의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운전자 의식조사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 184명 중에서 자신을 고령자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사람의 빈도가 57.1%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랜 운전경험과 위급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난다 할 지라도 신체적 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연령대에는 비고령운전자에 비해 모든 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스스로 고령자라는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운전자로 인해 불편을 느낀 시민도 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민씨(36, 여)= 어느 날 70대 가량 보이는 노인이 운전하는 택시를 탄 적이 있다. 거주하고 있는 곳이 골목이 많은 곳이라 택시운전자에게 길 안내를 해야 했다. 하지만 운전자가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길을 지나쳐 평소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집에 도착했다.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김씨(36, 남)= 직업 특성상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몇 달 전에 자차를 수리 맡겨 택시를 이용하며 이동해야한 적이 있었는데 나이 지긋한 분이 운전하는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탄 이유 중 하나는 목적지까지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 인데 신호가 바뀌고도 한 참 후에 반응하거나 주변의 차보다 주행 속도가 느려 속이 탔다.
김인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고령자는 시력·청력이 저하되며 주의력과 정보처리속도 등 인지기능의 변화가 급격이 진행된다. 또 안과와 심혈관계통 등 12개 내외의 노인성 질환으로 다양한 신체기능의 감퇴가 일어난다.
또 고령운전자들은 비고령운전자들에 비해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시간이 현저히 비고령자에 비해 늦어 위험상황 발생 시에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김 연구원은 "고령운전자에 대한 교육을 통해 스스로 고령자라는 인식을 하게끔 도와야 한다. 술 취한 사람이 스스로 술 취했다고 말하지 않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고령자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고령운전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