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오 회장은 1987년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한국은행을 독일의 연방은행처럼 헌법기관화하기 위해 부지런히 활동했던 일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30대 후반 젊은 나이에 두려움 없이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한국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을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비록 정부의 강한 반대로 헌법기관이 되진 못했지만 나중에 한은법 개정으로 연결되는 밑거름이 됐다는 게 오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2009년부터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에 국제금융을 연구하는 학회 한 곳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 후 오 회장은 2010년 7월 통화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한국통화정책패널을 창설했으며 2012년 6월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등 동아시아 통화금융 학자들과 함께 동아시아의 역내 통화금융협력을 연구하기 위한 아시아금융학회를 창설했다.
그는 최근 적정 금리와 환율수준의 모색 등 통화 국제금융과 동아시아 역내 통화금융협력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오 회장은 “미국의 테이퍼링,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의 금융개혁과 위안화 약세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특히 추락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규제개혁과 창조경제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및 금융 분야를 연구하고 싶거나 관련 직종에 종사하길 원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남겼다. 오 회장은 “결국 경제는 통계를 통해서 이해할 수 밖에 없다”며 “경제통계를 깊이있게 공부하는 일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 유학한 후 한국경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이 보편적인 학문이면서 지역적, 국가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는 특수성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국경제를 연구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약력]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학박사
한국은행 외환연구팀장 통화연구실장
금융경제연구원 부원장
독일 IFO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동남아중앙은행 조사국장
고려대 교수
한국국제금융학회 회장 역임
(현)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현)아시아금융학회장
(현)한국통화정책패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