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통해 지방은행 정보도 유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경찰이 지난해 12월 포스단말기 관리업체 서버를 해킹해 320만건의 카드 거래 정보를 빼낸 일당을 적발한 것과 관련, 정보 유출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카드사 별로는 제휴카드를 제외할 때 신한카드가 3만5000건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된 10개 은행 겸영 및 전업 카드사 중의 최다였다.
이들 카드사에서 빠져나간 고객 개인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카드번호, 유효 기간, OK캐시백 포인트카드 비밀 번호 등이었다.
신용카드 비밀번호는 빠져나가지 않았으나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 비밀 번호를 같이 쓰는 경우가 많아 카드 위조와 현금 인출에 악용됐다.
경찰청이 확인한 사고액만 268건에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카드사 중에서는 국민카드의 사고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지난 7일부터 해킹으로 유출된 고객 명단을 10개 카드사에 전달해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을 등록, 정밀 감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금감원은 현재 35만대의 포스단말기가 가동되는 점을 고려해 소프트웨어 방식의 보안 표준 프로그램을 조속히 설치, 해킹 등에 대처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포스단말기 유출과 관련해, 사고가맹점 정보유출 고객에 대해 지난 1월 소비자보호 사전안내를 통해 재발급 등 필요한 조치를 완료했다"며 "나머지 고객들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카드 재발급 안내 및 24시간 FDS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말기 및 밴사 관리·감독 강화
금융당국은 이날 유관 협회 등과 함께 '금융분야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후속조치 이행점검 회의를 열어 카드 가맹점의 포스단말기를 IC단말기로 조속히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업계는 내년까지 총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올해 30만대, 내년 상반기 35만대 등 총 65만대의 영세 가맹점 단말기 교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높은 포스시스템은 보조 IC리더기 설치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IC 결제가 가능하도록 전환하기로 했다.
IC단말기 설치 가맹점에서 마그네틱 카드로 결제시 "IC로 결제해 주십시오"라는 문구를 안내하고. IC결제를 유도하는 IC우선승인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당초 하반기로 예정된 일정을 앞당겨 7월부터 대형 가맹점(3만개)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일반 가맹점(22만개), 4분기 중에는 모든 포스단말기에서 IC결제 우선 승인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금감원, 여신금융협회, 각 카드사에 각각 'IC단말기 전환전담반'을 구성해, IC결제 가능 가맹점은 '신용카드 안심결제 가맹점'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밴사에 대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하고, 금융위가 정하는 IT안전성 기준 준수 및 신용정보 보호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밴사가 밴 대리점에 관련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밴 대리점의 법규 준수 여부에 대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하고, 필요시 밴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대리점도 금감원이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신용카드 가입신청서와 정보 수집·제공 동의서를 가장 먼저 개편해 최대 39개인 신청서 기재 항목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가입 신청서의 필수 기재란은 카드 발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8개 항목(이름·집주소·전화번호·이메일주소·결제계좌·결제일·청구지·요청한도)으로만 구성하도록 했다. 주민번호는 제외된다.
아울러 카드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이르면 5월부터 5만원 이상 결제시 문자알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금융사의 영업목적 연락에 대해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연락중지 청구 통합사이트'는 당초 9월로 잡은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이 통합사이트에는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중앙회·새마을금고 등 다른 상호금융권도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