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미래다 8] '모바일 주치의' 제너럴닥터 정혜진 “피곤한 도시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2014-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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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목이 아프고 기침이 멈추지 않을 땐 보통 감기를 의심한다. 더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망설여질 때가 있다. 감기 기운이 있으니 내과를 가야 할지, 목이 불편하니 이비인후과를 가야 할지 헷갈린다. 이럴 땐 나를 잘 아는 의사가 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건강 상식에 대해 알고 싶을 때도 옆에서 누군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푹 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피곤할까, 커피를 마셨는데도 졸리는 건 왜 그럴까 등 사소하지만 궁금한 것들이다.

이처럼 평소에 궁금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을 올바르게 알려주는 모바일 주치의가 등장했다. 모바일에서 필명 ‘정제닥’으로 활동 중인 정혜진(36) 일반의다. 그는 일상의 건강 상식에 대한 궁금증을 모바일을 통해 해결해 주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제너럴 닥터 의원’에서 그를 만났다.

 

제너럴 닥터 정혜진씨. (사진=남궁진웅 기자)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건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것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싶었어요”

정 씨는 지난해 8월부터 다음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스토리볼’을 통해 ‘제너럴 닥터 정제닥의 당연하지’(이하 당연하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당연하지 시리즈는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좋지 않은 생활 습관에 대한 조언을 쉽게 풀어 알려준다. 특이한 점은 의료 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상식이긴 하지만 ‘위로’의 콘셉트를 추구하는 점이다. 시리즈 첫 화면에도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견뎌내듯 살아가는 도시 생활자들을 위한 제너럴 닥터의 위로’라고 표기돼있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라며 위로해주는 콘셉트로 건강 상식을 알기 쉽게 알려준다.

이제껏 당연하지 시리즈와 동료와 함께한 ‘맘 튼튼 클리닉’ 등을 합쳐 약 33회 연재했다. 의사가 건강 상식에 대해 그림과 함께 쉽게 설명해주다 보니 스토리볼 내에서도 인기가 좋다. 그의 당연하지 시리즈는 거의 인기 콘텐츠 순위 상위에 올라가 있다.

그는 제너럴 닥터 의원에서 일반의로 환자들을 돌본다. 1차 의료인으로 가장 먼저 환자를 만나다 보니 도시 생활자들의 공통된 고민을 잘 알고 있다. 항상 피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피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운동하지 않고 잘 움직이지도 않으며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생활을 하면 피곤한 것이 당연하다. 이를 올바른 방법으로 풀지 않고 영양제나 피로회복제만 찾다 보니 피곤이 풀리지 않을 수밖에. 이처럼 당연한 이치를 알려주기 위해 시리즈 제목도 ‘당연하지’다. 예를 들면 ‘고민이 많으니 머리 아픈 게 당연하지’, ‘한여름 밤에 맥주, 잠이 잘 깨는 게 당연하지’처럼 대화하는 방식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게재하는 당연하지 시리즈의 소재의 원천은 진료실이다. 그를 찾는 환자들이 많이 물어보는 것,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소재 거리다. 환자들에게 알려주는 건강 상식 이야기를 모바일로 옮겨 놓은 것이 당연하지 시리즈다.

 

제너럴 닥터 정혜진씨. (사진=남궁진웅 기자)



그는 1차 의료다운 1차 의료를 강조한다. 의사가 환자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상담을 해주고 추가 진료가 필요하면 전문의에게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즉, 환자에 대해 무엇이든지 상담할 수 있는 제너럴 리스트다. 이러한 제너럴 닥터 생활을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에 제너럴 닥터 의원은 생활협동조합 형태로 운영 중이다. 약 800명의 조합원이 있어 그들과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어울린다. 그러다 몸에 좋지 않은 증상이 발견되면 같이 진료실로 향한다. 평소에 환자를 잘 알다 보니 병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기에 그보다 적임자는 없다.

모바일에서 제너럴 닥터 생활을 하는 그는 최근 여자들의 건강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아직 여성 건강은 터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실제로 문제가 있지만, 산부인과를 찾기까지는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별문제가 아닌데도 혼자서 끙끙 앓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가 여성 건강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한 이유다.

 

제너럴 닥터 정혜진씨. (사진=남궁진웅 기자)



제너럴 닥터 의원은 최근 서교동에서 연남동으로 터전을 옮겼다. 번화가에 인접한 서교동보다 주거 인구가 많다 보니 의원을 찾는 연령대의 폭도 넓어졌다. 제너럴 닥터를 더욱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온 셈이다. 환자들을 잘 알기 위한 공간답게 진료실과 카페도 함께 운영된다.

오는 5월까지 당연하지 시리즈를 연재하고 쌓인 콘텐츠를 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의 카페와 진료실만큼 그가 차린 모바일 제너럴 닥터 의원에는 오늘도 건강 상담을 위해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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