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주하 농협은행장 "고객 신뢰회복으로 시장선도 은행 만들 것"

2014-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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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석달째에 접어든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IT부문에 투자를 활성화하고 보안 전담조직을 강화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신뢰 회복과 중소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이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기술(IT)부문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정보보안 전담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17일 서울 충정로 농협은행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김 행장은 "올 1월 2일 취임식을 하자마자 8일 검찰이 정보유출 발표를 했다"며 "그간 수습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제 취임 석달째에 접어들었다.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주말도 없이 업무를 봤을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김 행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안의식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김 행장은 "그간 농협은 돈을 벌면 농업ㆍ농촌 복지에 상당 부문 할애하다 보니 IT부문에 대한 투자는 항상 밀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통합 전산센터 건립 등 IT부문 혁신을 위해 총 7600억원을 투자하고 보안인력을 강화하는 등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에는 고객정보 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인 정보보안본부를 신설했다. 이 본부를 총괄하는 부행장인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는  남승우 전 신한카드 IT본부장을 선임했다. 카드사업 총괄사장(부행장급)으로 신응환 전 삼성카드 부사장을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보수적 문화 탓에 임원에는 내부 출신만 등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인사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아킬레스건을 보완하겠다는 김 행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과 동행하는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행장은 "아직도 금융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많이 부족하고, 자금지원 형태도 우량 기업과 담보대출에 치중돼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중소기업 우대상품 출시, 정책자금과 연계한 저리자금 지원, 신용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한 비용부담 경감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기술력 우수 중소기업 대출(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특허권·실용신안권 또는 정부 및 정부 공인기관 인증기술 보유 기업에 대해 금리우대 및 담보인정비율 10%상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최대 1.8%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하는 '중소기업 동반성장론' 과 '이노·메인비즈대출' 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또 대기업의 무이자 예치금과 당행의 자금을 융합한 상생펀드 조성을 통해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에 저리로 자금도 지원한다.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담보부족 지원을 위해서는 지역신용 보증기관에 250억원을 출연하고 기업들이 보증서 발급시 보증료의 0.7%를 농협은행이 부담해 중소기업의 비용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기업경영컨설팅 지원도 함께 진행한다. 전문인력을 늘려 늘려 거래기업 및 희망기업을 대상으로 무료 경영컨설팅을 실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거래 중소기업 임직원 세미나 개최, 우수 중소기업 사은행사 실시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즉시 반영하는 발로 뛰는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만이 갖춘 유통과의 시너지 역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활용한다. 하나로클럽 및 마트 내에 농협은행이 추천한 중소기업 제품의 전용 판매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에는 핵심 니즈인 판로 확대를 만족시키며, 개인고객에는 검증된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해외시장 개척도 농협은행만의 정체성을 반영해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로 해외에 진출하는만큼 미얀마, 라오스 등 농업국가와 중동 등에 농업기술과 농산물유통 등을 통해 진출한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중동 등 걸프지역은 식량안보 이슈가 대두되고 있고 동남아는 농업경쟁력 제고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농업과 연계된 글로벌 전략하에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성공사례 등을 집중 분석하는 등 해외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집결지도 꾸준히 공략한다. 지난해 개소한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의 영업기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행장은 베트남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고위당직자도 직접 만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기구 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인도, 인도네시아 사무소 개설도 검토한다. 김 행장은 "현지 금융환경 등을 감안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영업기구 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마무리 되면 해외네트워크간 현지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대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대 농협은행장을 맡은 김 행장의 목표는 '시장을 선도하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행장은 '신바람 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직원들이 일할 맛 나는 은행으로 가꾸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인정받는 성과중심의 공정한 보상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경쟁체재도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김 행장은 보여주기식 비효율적 관행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행장은 "올해는 농협은행이 출범 3년차에 접어든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때인만큼 임직원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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