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내부 인사와 관련 정부의 낙하산 인사 의혹도 상대적으로 적고, 경영진과 직원들이 소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그리고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외환은행 등의 수장으로 모두 내부 인사가 선임돼 화제가 됐다.
한국은행 차기 총재 후보에는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가 내정됐다. 이 총재 지명자는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조사국 해외조사실장과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를 거쳐 2009년 부총재를 역임했다.
35년간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정통 한은맨'이란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은행 직원들도 내부 출신이 총재로 지명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출신인만큼 조직의 분위기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직원들과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불통'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 그동안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또 정부는 지난해 말 첫 여성 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선임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권 행장은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리스크관리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 카드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신임 외환은행장에도 내부 출신이 발탁됐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경영발전보상위원회를 개최하고, 외환은행장 후보로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을 추천했다.
김 사장은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강남기업영업본부장, PB영업본부장, 기업사업그룹 부행장보를 거쳐 외환캐피탈 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32년 동안 외환은행에 근무한 내부 출신으로 은행 전반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마찰이 심해, 신임 외환은행장에 누가 선임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이에 하나금융은 정통 외환은행 출신을 중용하면서, 조직 분위기의 안정과 소통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내부 출신 중용을 정부의 또 다른 코드 맞추기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권 행장이 선임됐을 당시 노조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보다는 여성대통령 시대에 맞춘 여성행장 선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부 출신이어도 결국 최고 수장으로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냐"며 "그래도 직원과 소통하며 조직을 이끄는 데에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