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과 대만의 장관급 회담 대표들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비공식 접촉을 하고 양안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거론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가 14일 전했다. 대륙의 매체들도 중앙통신의 기사를 인용해 정상회담 논의내용을 신속하게 전했다.
매체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이 13일 밤 상하이 허핑(和平) 호텔에서 열린 티 타임 형태의 비공개 환담에서 양안 정상회담 문제가 언급됐으며, 양측은 각자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비록 이날 접촉은 결론 없이 양측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끝났지만, 양안의 장관급 당국자가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 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주임과 왕 주임위원은 지난 11일 난징(南京)시에서 양안 분단 이후 첫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지 이틀만에 상하이에서 다시 만났으며 1시간여로 계획된 환담은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동안 이어졌다. 대만 측 왕 주임위원은 그간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다면 올가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 가장 좋은 장소라는 견해를 밝혀 왔다. 이에 반해 중국 측은 양안 지도자의 만남은 중국인의 일로, 국제회의 장소를 빌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펴 왔다.
장즈쥔 주임은 회담 뒤 "구체적인 대화는 없었다. 다만, (정상회담) 실현 여부는 양안 관계 발전 정도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면서 "이번 (장관급) 회담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며 앞으로 제2, 제3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해선 이르면 상반기 중 대만 방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안 접촉이 이뤄진 허핑호텔은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 부부가 약혼식을 한 양안 근대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준 정부기구 양안 대화채널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대표가 16년 전인 1998년 만나 제2차 양안 회담을 벌이기도 했다.
민진당과 대만단결연맹 등 대만 야권은 "국가 미래가 걸린 문제를 밀실 대화 형태로 논의하는 것은 중국의 의도에 넘어간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