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세종과학기지’ 이어 ‘장보고과학기지’도 준공

2014-02-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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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에 정박한 화물선. [사진제공=현대건설]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현대건설이 1988년 대한민국 최초의 남극 연구기지인 ‘세종과학기지’를 완공한지 26년만인 올 2월 인류의 미래생존을 위한 극지연구소인 ‘장보고 과학기지’를 준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국가 반열에 올랐다.

업계는 혹독한 추위와 극한의 자연 환경이 지배하는 남극을 탐구할 새로운 전진 기지가 갖춰진 것은 현대건설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 한다.

실제 현대건설의 남극에 대한 도전의 첫발은 매섭고 날카로웠다.

극지 건설 초반, 현대건설은 남극으로 출항 5개월 전부터 건설에 필요한 자재·장비부터 식자재, 심지어 면봉·이쑤시개 등 각종 생활용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20대 이상을 준비했다.

그러나 하역작업부터 난관이었다. 두께 약 2m의 해빙 위에 100톤 크레인을 내려놓고 1.2km를 횡단하며 언제 녹을지 모르는 해빙위에서 가능한 많은 자재를 하역하기 위해 24시간 2교대로 2주간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했다.

하역작업으로 시작한 도전은 건설현장에서도 순탄할 리 없었다. 특히 남극의 매서운 바람과 추위, 변화무쌍한 환경은 인간에게 쉽게 영역을 허락하지 않았다.

얼어있는 남극대륙의 지반에 기초를 쌓기 위해 생각하지 못한 많은 장비와 시간이 필요했다. 여타 현장에서 하루에 끝날 일을 일주일 동안 해야 했다.

자고 일어나면 쌓여 있는 눈을 매일 치워가며 얼어있는 장비를 워밍업하고, 고소 작업은 초속 40m이상의 강풍으로 항상 추락위험을 동반했다. 아침이면 얼어있는 안전화를 녹여가며 공사에 임해야 했다.
 

빙하사이 취수구 구조물 설치 작업. [사진제공=현대건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현장의 문제들도 차츰 해결해 가며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어려움은 외부와의 단절이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단절된 환경에서 오는 외로움은 공사 진행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통신시설이 갖춰지기 전인 공사 초기, 단절된 환경에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직원도 생겼다. 작업자들은 핸드폰에 저장된 가족 사진과 동영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남극의 자연 환경이었다. 공사 기간중 남극은 24시간 해가 지지 않아 주·야 구분이 없는 백야현상이 한창이었다.

모든게 정지돼 있는 느낌. 시계를 봐야만 하루 일과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긴장의 연속에서도 현대건설은 뛰어난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극지건설의 신화를 이어갔다.

2014년 2월 12일. 현대건설은 불가능을 넘어선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극지연구의 새로운 전초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를 준공했다. 현대건설의 뜨거운 도전으로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 맞서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열악하고 변화무쌍한 환경을 극복해 냈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가슴 깊이 새기고 돌아왔다.

이제혁 현대건설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현장 과장은 "건설초기, 남극에 왜 펭귄만 살고 사람이 못사는지 절실히 느꼈다. 마치 달나라에서 공사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어려운 자연 환경을 극복해 냈다. 대한민국 극지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장보고기지 건설은 빙하도 막을 수 없는 현대건설의 도전정신이 반영된 의미 있는 현장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해빙 위에서의 아침조회 체조 사원들. [사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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