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중국 도시에서 농민공(農民工, 도시에서 일하는 농촌 호적의 저임금 노동자)이 점차 줄어들면서 ‘용공황(用工荒 노동력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노동력 수요가 가장 많은 춘절 이후 완전히 귀향하는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기업과 업주들간에 '농민공 모시기' 경쟁이 일고 있다.
12일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인력자원서비스센터에서 농민공 22만명을 채용하고 있는 326개 기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춘절 이후 농민공 12만33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저우시는 지난 10일 새해 첫 번째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최저임금 2500~3000위안(약 44만원~53만원), 경력 불문, 5일제 근무, 보험 지원 등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지원자수가 기대치에 훨씬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만명에 가까운 농민공 부족율을 보이고 있는 주하이시 진완(金湾)구 산자오(三竈)현에서도 춘절 이후 채용박람회를 개최했고, 총 158개 기업이 참여해 35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으나 지원자는 단 2700명에 불과했다. 이날 많은 기업이 주하이시에서 일하는 공사장 인부의 평균 월급인1500위안(약 26만원) 보다 훨씬 많은 4000위안(약 70만원)의 임금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직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중산시에서는 중개업자가 농민공 한명을 소개해줄 경우 소개비로 평균 3000위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보통 노동자 월급이 2700위안~3500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꽤 많은 소개비용을 받는 셈이다.
아울러 일부 업주는 임금인상, 상여금은 물론 연휴기간 직원에게 일일이 전화로 안부 인사를 건네거나, 귀성비를 돌려주는 등 ‘정(情)’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직원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저장(浙江)성의 한 기업에서는 직원채용에 지인을 소개하는 경우 기본 400위안(약 7만원)을, 추천된 자가 1년의 경력이 있는 사람일 경우 400위안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 경력과 실력면에서 고급인력으로 판단될 경우 최고 2만위안(약 35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용공황 현상에 따라 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과 부동산중개업 등 관련 상업 업계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농민공이 가장 많이 몰리는 도시중 하나인 베이징에서는 최근 길거리 육교나, 식당과 쇼핑몰 입구, 정류장 등에 붙어있는 구인전단지를 비롯해 길거리에서 직접 ‘농민공 캐스팅’에 나서는 업주들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 현상과 임금비 상승, 단기 계약에 따른 고용 불안정 등의 세 가지 원인을 용공황 현상의 원인으로 꼽는다.
전문가들은 “농민공 부족현상은 올해 4월까지 심화될 수 있다”면서 “대졸자 취업난과 농민공 고용난 등 최근 중국 고용시장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