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군에 입대해 석 달 만에 20㎏을 감량한 이등병이 사망했다.
11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로 고 손형주 이병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너무 답답해 전화를 했다. 제 아들이 죽은 지 올해 3년째인데 육군본부가 순직 여부에 대해 꼭 심사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좀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키 174㎝에 몸무게 103㎏이었던 손 이병은 지휘관의 명령으로 체계적인 체중 감량이 아닌 무작정 뛰기를 지시받았다. 매일 6㎞를 뛰고, 뛴 다음 팔굽혀 펴기를 강요받았다.
군 헌병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 이병은 입대한 3개월 6일동안 20㎏을 감량했는데, 입대 후 14일만에 13㎏이 한꺼번에 빠졌다. 군 헌병대 역시 정상적인 다이어트 결과가 아닌 사실상 '가혹행위'임을 인정했다.
또한 시력이 좋지 않던 손 이병에게 사격 역시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손 이병은 사격 표적지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빴지만, 사격 성적이 좋지 않은 '사격 저조자'로 선정해 얼차려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부대 소대장이 <병영생활 기록>에 써 놓은 내용을 보면, 손 이병은 나쁜 시력 때문만 아니라 수전증 때문에 사격이 더 어려웠던 것으로 적혀있다. 이는 군 당국이 시력이 좋지 않고 수전증까지 있는 손 이병에게 현역병 입대 조치를 했고, 사격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얼차려를 해왔다는 것이다.
손 이병의 사망이후 발견된 상처가 가혹행위로 인한 상처인지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군 헌병대는 "사격을 못해 얼차려를 받던 중 체중이 많이 나가는 손 이병의 몸이 돌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해 유족들의 가슴을 찢어놨다.
한편, 손 이병의 순직 여부 심사는 오는 12일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