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대형증권사의 해당 애널리스트들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모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손꼽혀온 인물들로 알려져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시장의 조가조작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출범한 자본시장조사단이 H증권과 D증권의 CJ E&M 담당 애널리스트에 대해 '불공정거래' 혐의를 확인했다.
자본시장조사단은 다음주나 늦어도 2주 이내에 관련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애널리스트들을 검찰에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CJ E&M 주가는 이날을 시작으로 한달간 하락을 거듭했으며, 실제로 한달 후인 11월 14일 극히 저조한 실적을 발표 했다. CJ E&M은 당시 전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돼 33억여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조사단은 그동안 20여명의 미디어ㆍ엔터 업종 담당 애널을 소환 조사했고, 10월 16일 전후로 애널들의 2주간 통화기록과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단의 조사를 받은 A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10월 15일 CJ E&M으로 탐방을 간 연구원은 특히 더 집중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며 "애널들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운용사 조사가 이어졌으며, 지금은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H증권과 D증권 담당 애널이 불공정거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업계 논란은 불가피하다.
두 증권사의 담당 애널 모두 최근 몇 년간 '베스트 애널'로 손꼽히며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만큼 애널 평가 제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사가 시행하는 '베스트 애널' 제도는 펀드매니저가 애널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 많은 펀드매니저의 표를 얻은 애널이 베스트 애널로 오르게 된다. 이 때 애널이 표를 더 얻기 위해 질 높은 자료를 내기 보다는 펀드매니저의 수익을 올리는데 더 치중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한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애널이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해서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베스트 애널로 뽑히고자 펀드매니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의 수익률을 높여주려 불공정거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자본시장조사단은 CJ E&M 불공정거래 가담 애널들에 대해 조만간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즉시 검찰에 사건을 넘기는 '패스트 트랙' 적용 여부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박정훈 자본시장조사단 단장은 "CJ E&M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 결과 발표 시점을 밝히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증권사인 H증권과 D증권 관계자는 "회사 소속 애널이 조사받은 사실은 맞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