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자체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의 설문조사 의견을 취합,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RMG는 지역별 부동산학과 교수, 개발·금융 전문가, 부동산 중개업자 등 부동산시장 전문가 120여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KDI와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소가 2011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86명의 절반이 넘는 51.2%를 차지했다. 보합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30.2%,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은 18.6%로 나타났다.
올해 주택 매매가격 상승 전망의 가장 큰 이유로는 29.5%가 양도세ㆍ취득세 감면을 꼽았다. 이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27.3%),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세입자의 주택구매 전환(27.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난이 2014년에도 계속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보합 포함)'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86.1%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소 상승한다'라는 응답이 58.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보합'이 20.9%로 뒤를 이었으며, '상승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8.1%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도 설문조사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95.3%이르는 응답자가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강남과 대구경북은 모든 응답자들이 내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라광주와 경기남부의 경우에도 올해 전셋값이 상승한다는 의견이 앞섰다.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전셋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37.5%와 28.6%로 다소 많이 나타났다. 전라광주의 경우 이미 작년에 전셋값이 치솟아 더 이상 상승할 여지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남부는 작년 용인과 수지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나와 전셋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셋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는 신규주택 입주물량 감소와 전세물량의 월세전환으로 인한 전세물량 축소가 지목됐다. 또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 확대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도 전셋값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전세물량이 감소하고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등 임대차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는 다주택자를 보다 투기행위자로 간주하기보다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KDI는 "670만가구의 비제도권 임대주택 관련 종사자를 등록임대사업자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민간임대시장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주택임대차시장 내 전세와 보증부월세 비율이 10년 사이 크게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적했다. 지난 2000년 23.3%였던 월세 비중은 2010년 39.1%로 15.9%포인트 늘었다.
송인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전세물량 감소와 월세물량 증가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민간임대시장의 활성화와 연계될 필요가 있다"면서 "월세신고제, 실거래월세가 구축, 월세체납리스크의 효율적 관리 및 월세시장의 정보인프라확보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