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포장용 백판지 담합한 한솔·깨끗한나라 등 '검찰고발'

<2007.8.22. 동업계 팀장모임 회의록>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과자·의약품 등 포장재로 사용되는 백판지를 짬짜미한 한솔·깨끗한나라 등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형제품의 포장재로 사용되는 백판지의 판매가격 등을 담합한 한솔제지·깨끗한나라·세하·신풍제지·한창제지에 대해 과징금 총 1056억원과 영업입원을 검찰 고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가격인상을 위해 합의를 진행하는 등 총 17차례에 걸쳐 백판지(일반·고급백판지) 판매가격을 담합해왔다.

이들은 본부장·팀장모임으로 계층별 담합체계를 구성하고 기준가격 인상 폭·축소할 할인율 등은 본부장 모임이 주도했다. 팀장들은 이를 구체화하고 상대방 회사의 이행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지정된 간사회사는 합의를 위한 회합을 통보하고 참석여부를 확인, 불참하는 회사는 유선으로 연락을 취해 합의내용을 알려주는 등 담합 동참을 이끌었다.

이들은 저지른 일반·고급백판지 담합은 기준가격을 인상하거나 거래처에 적용하는 할인율 폭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아울러 이들은 백판지 판매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조업단축까지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가격은 백판지 대표지종(SC·IV·RIV·AB 등)에 설정하는 가격으로 모든 거래처 판매가격의 기준이 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가격고시제의 영향 때문에 ‘고시가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할인율의 경우는 도매상 또는 실수요업체에 대한 판매가격 결정시 기준가격대비 일정비율을 할인할 때 쓰는 요율이다.

백판지 제조사 5곳은 일반백판지 시장의 90% 이상, 고급백판지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등 담합하기 용이한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백판지 시장은 2000년 이후 설비과잉으로 초과공급 상태에 이르고 이로 인한 판매경쟁이 본격화되면서 5개 백판지 제조업체는 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담합을 실행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특히 2006년 중반 이후 중국의 대폭적인 제지업 설비증설로 인해 수출을 통한 물량해소가 어려워진 것도 판매경쟁 촉발을 일으킨 주요 요인이다.

김재중 시장감시국장은 “담합과 관련된 매출액에 따라 한솔제지 356억1000만원, 깨끗한나라 324억1800만원, 세하 179억500만원, 신풍제지 53억200만원, 한창제지 143억6700만원 등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한다”며 “이들은 담합을 통해 인위적으로 가격 하락을 저지하거나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