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뢰 두터워…北 투자하려던 사업가들 등 돌릴 수도

2013-12-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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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실각說…北·中 경협 빨간불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說)과 관련해 북·중 관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장성택이 김정일 시대부터 북·중 간 경제협력을 총괄해 왔다는 점에서다.

한 대북 소식통은 4일 "비교적 중국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중파(知中派)로 통했던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북·중 관계에서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지난해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얼어붙은 북·중 관계가 장성택의 방중으로 해빙 국면을 맞았다. 또 같은 해 8월 50여명의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모두 그를 만나는 등 국가 원수급 예우를 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황금평·위화도 특구와 나선 특구 개발을 진두지휘한 그가 실각을 했다면 당장 북한에 투자를 하려던 중국 사업가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한 대북 사업가는 "북한과 같이 시스템을 믿기 어려운 체제에서 그나마 믿을 만했던 인물이 사라진다면 누가 뭘 믿고 북한에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견과 갈등도 적지 않았다.

장성택이 경제특구 개발 등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전통적 주체사상에 투철한 당 간부들이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당 내 신세대 그룹이 장성택을 여러모로 불편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제거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한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 부주석의 얘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리위안차오는 김정은에게 '경제문제에 관해서는 장성택의 말을 잘 참고해서 들으라'고 조언했고, 김정은은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고 했다.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의 집권 후 첫 방중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꾸준히 첫 방중 의사를 중국 측에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측에서 이렇다 할 답변을 해오지 않고 있는 상황.

아울러 북한 권력 지형이 급변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김정은이 평양을 비우기 어렵다는 점도 내년 초 방중 가능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올해 들어 계속 방중 타진 보도가 나오는 등 방중 희망 의지를 피력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은 입장에서는 내부 동요를 불식시키고 앞으로의 정책 노선을 추진하기 위해 북·중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한편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장성택은 김일성대에서 유학한 인연을 계기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은 김일성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다.여기에 현 주중 북한대사인 지재룡은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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