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와 원전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 기간 한국과 체코는 총 56건의 문서를 체결했고, 이 중 원전 관련 문서만 19건에 달해 향후 협력의 제도화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를 타고 22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면서 2박 4일간의 체코 순방을 마쳤다.
특히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가 참석한 '원전 전 주기 협력 협약식'에서는 원전 건설부터 설계,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친 13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뤄진 기업 간 MOU 6건을 합하면 원전 관련 체결 문서는 모두 19건에 이른다.
주요 체결 문서를 보면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산업통상부는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해 앞으로 원전 건설부터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전 분야를 포괄하는 협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또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지 원전 업체 두산스코다파워와 '터빈 공급 확정 MOU'를 맺었다. 해당 MOU는 내년 3월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체코 신규 원전에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한 터빈을 사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피알라 총리와의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기업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를 계기로 원전 건설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원자력 협력을 제도화해 나가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 체코가 앞으로 100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nuclear energy alliance)'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피알라 총리와의 회담 후 원전 협력 방안 외에도 우리 정부가 앞으로 핵연료 기술, 합성신약, 인공지능(AI)과 같은 분야에서 양국의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3700만 달러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순방 기간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산업통상부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를 신설하기로 했다.
TIPF 체결에 따라 양국은 기존의 교역·투자를 더 확대하고, 첨단 산업과 에너지 등 분야에서 포괄적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SCED는 양국의 경제 협력을 이행하기 위한 정부 간 소통 플랫폼으로 산업 공급망, 무탄소 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양국 관계 발전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협력 추진 계획을 담은 행동계획도 채택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체코공화국 정부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은 원자력, 교역·투자, 과학, 기술·혁신, 정보통신기술, 사이버 안보, 교통·인프라, 관광, 문화, 스포츠 분야 등을 중심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공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한민국과 체코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2025~2027년 행동계획'은 상호 관심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대하기 위한 56개 합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