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은 새로운 환경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에도 2009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속속 등장했다.
이처럼 새로운 모바일 시장이 열리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앱 개발을 중심으로 기업을 시작하는 창업가들이 늘어났다.
2000년 이후 제2의 창업 붐이라 불릴 정도로 나만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등장한 가운데, 오프라인의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겨온 ‘배달의 민족’ 앱을 서비스 중인 모바일 벤처기업 ‘우아한형제들’은 단연 돋보인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우아한형제들의 사무실에서 김봉진 대표를 만나 성공 창업으로 이끈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지 아는 것입니다.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지만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되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일을 찾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돈만 추구하기보다 자신이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바로 자신으로부터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믿고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찾고 스스로 도와야 한다”며 “창업 당시 내가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그들이 공감하고 함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 중인 배달의 민족은 100여개의 업체들이 몰린 음식 배달 앱 시장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며 올해 매출은 1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1년 2월 창업 당시 6명이었던 직원은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배달의 민족의 성공은 창업 당시 수 없이 발로 뛴 노력의 결과물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창업 멤버들은 직접 발로 뛰며 각종 전단지를 모았고 각양각색의 전단지 정보를 모바일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담았다.
배달 음식 주문 앱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 음식점 업주들은 네이버도 안 되는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며 핀잔을 주기 일쑤였고 사기꾼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현재 배달의 민족에는 12만 곳의 배달 음식 업체가 입점했으며 그 중 3만 곳이 유료 광고주다.
이러한 전단지 수거부터 데이터 입력까지 사람이 직접 하는 업무는 현재도 별도의 팀을 꾸려 진행 중이다.
그는 10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첫 번째 창업에서 실패 후 2008년 네이버에 입사해 오픈캐스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2년간 오픈캐스트 서비스를 맡으며 웹디자이너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술 관련 정보가 담긴 웹페이지 링크를 모아 하루에 8개씩 발행했다.
그러다보니 미국에서 블랙베리 폰의 인기가 시들고 있고 국내에는 곧 아이폰이 들어온다는 등의 트렌드에 민감해지면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환경과 호기심이 우아한형제들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 대표는 “어느 조직이든 배달 음식 주문은 막내가 하기 마련”이라며 “그들에게 집중해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