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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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나흘간 개최되는 18기 3중전회에서는 시진핑·리커창 지도부의 개혁 청사진이 제시될 예정이다. [베이징=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공산당이 9일부터 12일까지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를 개최한다. 통상 중국은 5년에 한 차례씩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새 중앙위원회를 구성한 후 1중전회와 2중전회를 통해 지도부 선출과 당·정·군 주요 인사를 확정, 진용을 정리하고 3중전회에서 새 지도부가 추구할 주요 정책방향을 제시해 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역시 "이번 3중전회에서 종합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개혁을 심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본지는 이번 3중전회에서 주목해야 할 6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작은 정부' 향한 발걸음

현재 중국은 정부의 과도한 권한을 내려놓아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비대한 정부 조직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권력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은 정부 기능 축소와 공무원 구조조정 등의 난제를 안고 있다. 또한 공기업 민영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시장 참여자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기득권층으로서는 원치 않는 개혁이다. 

이미 신정부는 출범 6개월 만에 210여개 항목의 행정심사 항목을 폐지했다. 이어 9월 말 출범한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서는 더 큰 폭의 정부 권한 축소를 이뤄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역시 개혁개방 심화를 통해 시장이 주체가 되도록 하고, 전체 경제에 활력을 돌게 하자는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개혁하려는 세력이 개혁을 막으려는 세력으로부터 얼마만큼의 양보를 얻어내는가가 신정부가 꾀하는 행정시스템 개혁의 관건이다. 중국의 신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다소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스(李實) 베이징사범대 중국수입분배연구원장은 "중국에서는 독점세력이 강하게 형성돼 있다"면서 "기득권층이나 특정 이익단체가 강력한 힘으로 개혁을 반대하면서 자신들의 독점적 이익을 지키려 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재정·세제 개혁

세제개혁은 중앙정부에 집중된 재원을 지방으로 일정 부분 돌리는 한편, 소득 불공평 해소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도 띠고 있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개인소득세 신고방안, 영업세·증치세(부가가치세) 개혁, 상속세 도입 등을 주요 검토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또한 세제개편은 현재 심각한 상황인 지방정부 부채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다뤄진다. 지난해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은 전국 재정수입의 51%를 차지했지만, 지방 재정지출은 정부 총지출의 84%를 기록했다. 불균형 부분이 고스란히 지방정부 채무로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의 지출 축소를 압박하며 고강도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3중전회에서는 일부 세목 중 전국세를 지방세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 재조정도 예상된다. 

◇금융 강국의 꿈

올 들어 중국은 대형 국유 금융기관의 상장, 자본상품 다변화,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 대출금리 자유화,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한도 증액 등의 개혁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예금보험제도의 확립, 수신금리 자율화, 환율 시장화, 위안화 자유태환, 자본계정 개방, 민영은행 설립 제한 축소 등에서는 아직 개혁이 미진한 상황이다. 3중전회에서는 금융시장 개혁의 로드맵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의 개방과 혁신은 시장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금리와 환율을 시장에 의해 결정하고 위안화의 자유태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이를 위해 금융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외개방도 꾸준히 추진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금융 강국의 꿈'은 리커창 총리 주도로 출범한 상하이 자유무역구에서 시범적으로 다양한 개혁조치들을 시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후커우제도 개혁

현재 중국의 농민들은 경작권만 가질 뿐 토지의 최종 소유자는 각 지방정부다. 때문에 지방정부들이 손쉽게 농민들이 사용권을 갖는 토지를 몰수할 수 있으며, 이를 비싼 가격에 건설업자에게 넘겨 재정 확충을 꾀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농민들의 시위와 당국의 무력진압은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정한 조건을 갖춘 농민들이 등기절차 등을 통해 토지나 택지·임야·가옥 등에 대해 각종 처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자는 게 현재 중국 당국의 구상이다. 

토지개혁과 함께 후커우(戶口·호적)제 개혁도 농민들의 관심사다. 토지와 후커우 제도 개혁은 중국이 추진 중인 신도시화와 맞닿아 있다. 중국은 신도시화를 통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개혁작업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신도시화 성공의 전제는 농민공의 도시 유입이며, 이를 위해서는 후커우 제도 개혁이 필수적이다. 이미 국무원은 올 들어 중소도시의 후커우 제도 제한을 차례로 철폐하고 있으며, 대도시 후커우 취득조건을 완화시키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들은 이미 후커우 취득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3중전회는 토지개혁과 후커우제 개혁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국유기업 개혁 깃발 드나

중국의 대다수 자원 가격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자원의 유통망 역시 국유기업들이 틀어쥐고 있다. 이로써 자원 분배의 왜곡과 부패가 생겨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전기와 석탄 가격에 대한 간섭을 배제했고,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구조를 조정했다. 3중전회는 더 나아가 자원 가격 개혁을 선포하고, 석유제품·천연가스·전기·물·가스 등에 단계적 가격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과 관련해선 국유자산 직능을 엄격하게 재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가스자원 탐사·개발에 대한 시장 진입을 완화하고 석유·천연가스업종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 부문이 정제유 가격을 직접 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에너지분야와 함께 통신·제약·금융 등 국유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산업군에서의 개방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 분배와 서민 복지

소득 분배제도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초 '소득 분배제도 개혁 심화방안'을 통해 중산층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쑤하이난(蘇海南) 중국 노동학회 부회장 겸 임금전문위원회 회장은 "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는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이는 사회 안전성을 붕괴시킬 수 있는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건전한 사회보장체제 마련, 최저임금 상향, 세제개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3중전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고소득층 세금부담 확대, 중산층 확충 등의 방안보다는 손쉽고 마찰이 적은 저소득 계층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구조문제를 일으키는 한 자녀 정책 수정, 극심한 환경오염에 대한 방지대책,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확대, 식품안전 대책 등도 3중전회에서 눈여겨볼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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