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의 명주(明珠) 다롄을 가다-2> 리커창도 주목하는 서비스 산업 중심지

2013-06-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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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8년 개통 예정인 다롄 신공항과 그 주변으로 조성될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 전경.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 정책의 핵심이다.

아주경제(다롄) 이재호 기자= 세계 공항 평가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의 글로벌 허브 공항 지위를 위협할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공항이 중국 다롄에 들어선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 다롄 진저우만(金州灣)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초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가 3개인 데 비해 다롄 신공항은 4개의 활주로를 갖추게 된다. 수용 여객수도 인천국제공항과 비슷한 2500만명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다롄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이유는 공항 부지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금발해안(金渤海岸)현대서비스업발전구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다.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부 연해벨트 경제지구 개발 계획의 핵심이다. 14개 경제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비즈니스·서비스 산업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경제부문을 총괄하게 된 리커창 총리가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다롄 시내에서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로 진입하기 위해 건너야 하는 진저우만대교. 다리 길이 900m, 다리 폭 18.4m다.

◆중국 서비스업 육성 정책의 핵심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 관리위원회의 쿵잉저(孔永澤) 부주임은 기자에게 향후 개발 계획을 설명하면서 리 총리의 이름을 수차례 언급했다.

쿵 부주임은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는 비즈니스 단지인 중심업무지구(CBD)와 공항과 연계된 산업구, 문화·관광·생태지구 등 3개 부문으로 개발된다"며 "특히 CBD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발전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금융·행정업무·회의전시·공연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랴오닝성 당서기를 지낸 리 총리는 다롄의 입지조건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다롄에 동부 연안 유일의 서비스업 경제지구를 건설하게 된 것도 리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랴오닝반도와 산둥반도 사이에 위치한 보하이(발해)를 마주보고 조성되는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는 150㎢ 규모의 부지에 해안선 길이만 55㎞에 달한다. 부지 내에는 8개의 섬과 10개의 만(灣)이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이 지역을 3국의 비즈니스 및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쿵 부주임은 "동북아 최대 규모의 신공항이 개통되면 접근성이 훨씬 좋아져 한·중·일 FTA의 실효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곳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지리적으로 중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등이 교류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조업 시설 입주가 제한되는 청정 서비스업 단지로 건설되는 만큼 다양한 친환경 기술도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블록식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다. 중앙공급 방식이 아닌 구역별 에너지공급 방식을 채택해 효율성을 높였으며 LNG를 사용해 환경오염도 최소화했다.

특히 선진 건축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건축설계 기업인 공간그룹의 서해천 설계부문 총괄 사장과 민병근 성균관대 교수 등이 현지를 방문해 노하우를 전수했다.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는 오는 2017년까지 인프라 구축에만 최소 120억 위안(2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 개발 사업에 선진 건축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서해천 공간그룹 설계부문 총괄 사장(왼쪽 네번째)와 민병근 성균관대 교수(다섯번째) 등 국내 전문가들이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를 한 뒤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중국 동북지역 대표 관광·레저단지 조성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에는 서비스업 단지 외에도 쇼핑몰, 관광지, 리조트 등이 대거 입주하게 된다.

홍콩 부동산 기업인 스마오(世茂)그룹은 500억 위안(9조1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동북지역 최대 규모의 쇼핑몰을 짓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식당가와 오락시설, 주거공간까지 갖춘 복합공간으로 전체 규모가 잠실 롯데월드보다도 크다.

또 진저우성(金州城) 복원 작업을 비롯해 용왕묘 공원 조성, 치마이(薺麥)산 캠핑장 및 온천 개발, 베이하이만(北海灣) 요트 부두 건설 등 관광·레저 시설들이 건설되고 있다.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다양한 테마로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로 키우겠다"며 "개발 과정에서도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우선으로 삼을 만큼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경제·문화 교류 가교 역할

중국 정부는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가 한국과 중국 간의 경제·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한 가교로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선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 개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쿵 부주임은 "인천국제공항과 배후 지역이 현재 건설 중인 다롄 신공항과 비슷한 상권이기 때문에 배울 게 있을 것"이라며 "신공항 개발 사업에 관심이 있는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신공항 인근에 들어설 물류단지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쿵 부주임은 "시범단지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며 "대한항공 등에 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를 연계해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새로 진출하려는 지역의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와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협의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금발해안현대서비스업발전구 내에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 등을 원하는 한국 기업이 있다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쿵 부주임은 "정부 차원에서 촬영 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한·중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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