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전날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1593.61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S&P500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로 곤두박질친 후 지금껏 100%포인트 이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전날 대비 0.8% 상승한 3307.02에 거래됐다. 다우산업평균지수는 0.7% 상승해 1만4818.75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주택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개선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잠정 주택매매지수가 전달보다 1.5% 상승한 105.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인 1.0%를 웃돈다. 지난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또한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소비자 지출이 전달보다 0.2% 증가했다고 전했다. 연초 단행된 세금 인상에도 소비지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상승에 한몫 했다. 양적완화 기조를 지속하면서 경기부양 기대감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지난 1분기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1.2%로 연준의 물가 억제 목표치인 2%를 훨씬 밑돌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실업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도 양적완화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지난 3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7.6%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2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플로햄파크의 스티펠 니콜러스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페달을 계속 밟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실적 전망도 높았다. 블룸버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73개 기업 가운데 74%가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의 실적 동력이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증시와 경제지표 호조에 힙입어 아시아 주식시장도 급등했다. 30일 MSCI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4% 상승했다. 이 지수는 이달에만 4.6% 상승했고, 6개월 연속 상승세다. 호주 증시도 0.6% 상승해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ANZ은행 매출이 10% 늘면서 주가가 3.8% 급등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0.6% 상승했고, 대만 증시의 가권지수는 0.8% 올랐다. 대만 증시는 13개월래 최대 상승폭이다.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 경제에 강한 낙관론이 형성된 데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도 힘을 실으면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키엠 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에 유동성이 넘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6~12개월 동안 강한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0.2% 하락했다. 일본 기계부품제조업체인 화낙과 혼다가 예상보다 저조한 순익을 발표하면서 증시가 하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화낙의 주가는 8% 하락하고, 혼다도 3.4%. 도요타는 0.5% 떨어졌다. 닛케이지수가 소폭 하락했으나 일본은행(BOJ)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강조하면서 증시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달에만 무려 11.8% 상승했다. 중국 증시는 노동절 연휴로 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