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셀트리온은 자사의 종합인플루엔자 항체치료제 'CT-P27'의 임상 1상 시험 진행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CT-P27은 5월부터 영국에서 임상을 통해 독성 및 안전용량을 확인하게 된다.
CT-P27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에 대해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CT-P27은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에 결합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는 역할을 하고, 세포에 침투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역할을 방지한다. 실제로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에서는 유행성 및 계절성 바이러스와 인간에게 전염된 적 있는 대부분의 인플루엔자에 대해 효과를 보였다.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타미플루 등의 약물과 작용기전이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제보건기구(WHO)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북미와 서유럽에서 채취한 H1N1인플루엔자의 50%가 타미플루에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CT-P27은 이들 약물과 작용기전이 달라 이 약물들에 대해 저항성이 있는 인플루엔자에도 효능을 나타내,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사 측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 변이가 심해 매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백신 개발과 공급 과정에 6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는 항체치료제가 개발되면 백신이 개발되기 전 6개월간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고,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을 보호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T-P27의 개발에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세브란스병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CT-P27은 CDC와의 공동 연구과정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H7N2에 효과를 보임으로써, 최근 중국에서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같은 계열의 H7N9에 대해서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보건복지부와 대유행 인플루엔자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지원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재난대비프로그램(BARDA 주관)을 통해 타미플루와 동일한 작용기전을 갖는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페라미비르와 이나비르 개발에 약 2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미국 및 여러국가의 필수 보유 의약품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CT-P27의 환자 대상 최종 유효성 임상은 내년 1분기로 계획돼 있어, 빠르면 2015년 상반기 안에 제품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지난 2009년 국내에서 타미플루와 리렌자가 기록한 매출은 총 1800억원, 로슈가 같은해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도은 3조원 이상"이라며 "CT-P27 이 개발에 성공해 제품화 될 경우, 잠재 시장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