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 꽂힌 삼성, 셀트리온 인수 가능성은?

2013-04-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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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소액주주 금융당국 공매도 세력 조사 촉구

아주경제 이재호·양종곤·김지나 기자= 공매도 세력에 발목이 잡혀 경영권 포기를 선언한 셀트리온과 바이오·제약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삼성의 결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두 기업이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산업을 대표하는 데다 현재 상황에서 상호 '윈윈게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양측은 시장의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셀트리온의 기술력에 삼성의 자금력이 더해질 경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관심을 수차례 표명해 왔던 만큼, 전격적인 투자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이 인수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매각 대상을 다국적 제약사 중에서 고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3조9000억원으로 코스닥 1위를 달리고 있는 셀트리온을 인수할 만한 여력을 가진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삼성을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측은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 모두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이고,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두 회사가 합쳐도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양측의 입장이다. 또 두 회사가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개발 분야가 겹친다는 문제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시장 진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현재 외국계 기업과 합작을 통해 기술력을 키우고 있고, 제품 개발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셀트리온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820억원과 418억원으로 추산했다. 순이익은 420억원으로 예상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제약 사업 육성을 지원하는 것도 셀트리온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삼성은 지난 2011년 바이오·제약 사업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 해 4월에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퀸타일즈와 합작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에는 바이오젠 아이덱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관심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해외 체류를 끝내고 5개월 만에 출근 경영을 재개한 16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부터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바이오·제약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삼성이 셀트리온 인수에 전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셀트리온도 불가능한 대안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셀트리온 고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지분 매각 대상을 다국적 제약사로 국한한 것은 글로벌 판매망과 자금력을 갖춘 곳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삼성이 인수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와 자금력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서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이날 JP모건을 서 회장 지분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한편, 셀트리온 소액주주모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IR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금융위원회 및 거래소, 금융감독원 등에 공매도 세력을 잡아달라는 탄원서를 수차례 제출했으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금융당국에 공매도 세력 적발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칠 소액주주 모임 회장은 "공매도 의심 세력으로 외국계 헤지펀드가 의심된다"며 "금융당국의 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지난 2년간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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