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태풍으로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깨졌다면 주택화재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태풍으로 유리창이 깨진 것은 주택화재보험이 보상하는 파열이 아니라 파손에 해당한다며 보상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순 광주시내 아파트 17층에 거주하는 A씨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베란다 유리창이 깨져 B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지급을 거절당했다.
B보험사는 당시 파열은 일반적으로 압력 상승을 비롯한 내부 요인에 의해 터지거나 분출하는 형태의 사고를 의미한다며, 외부 요인에 의해 유리창이 흔들려 깨진 것은 파열이 아니라 파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유리창 깨짐은 통상 파손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전적 의미상 파열이라고 쓸 수도 있는 만큼, 약관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보험약관이 다소 불분명하여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약관해석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라며 “향후 태풍 피해자에 대한 보험사의 보상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