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가 없던 옛날에는 기아로 생명을 잃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체질량지수(BMI)가 3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가 20세 이상 성인인구 가운데 1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비만 안전국이 아닌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만은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규정했다. 세계비만연맹 역시 비만인구가 지금과 동일한 속도로 증가한다면 2015년에는 세계 비만인구가 7억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30%가량이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6360억원을 비만 예방대책에 투입하는 등 비만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
비만은 비만 자체의 일차적인 문제보다 비만으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 즉 비만 합병증이 더 심각하다. 비만은 지방간, 뇌졸중, 불임, 고혈압, 당뇨, 관절염, 대장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는 곧 비만을 해결하면 다른 질환은 자연스럽게 치료가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샤우워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체중을 감량한 후 합병증 개선율을 보면 대사증후군은 80%, 고혈압 52~92%, 다낭성 난소증후군 79~100%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 또한 8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에 진입한 이후 비만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게 된 것은 패스트푸드나 정크푸드의 대중화, 편리한 생활 등이 주요 원인이다.
고도비만으로 진행된 사람은 정상 체중의 사람보다 체중을 감량하기 어렵다. 이는 의지 부족이나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leptin)에 이상이 생겨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폭식을 하게 된다. 정상인에 비해 지방세포가 커져 호르몬이나 신체 시스템의 문제가 생기면 호르몬의 예민도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고도비만 환자들이 체중조절에 실패하는 원인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한 비만 전문가들은 현재는 수술적 요법이 고도비만 해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요즘은 위밴드 수술이 선호되고 있다. 이 수술방법은 위와 식도가 이어지는 위의 최상부를 의료용 실리콘 밴드로 묶어 15~20cc의 작은 위를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수술적 요법은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에 비해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비만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팽배해 있어 수술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움직임이 많다. 이것은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LET's Move' 캠페인처럼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비만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