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상직 산업부 장관, 홍석우 전 지경부 장관, 진홍 생산성본부 회장, 김경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정재훈 전 지경부 산업경제실장 |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이 잇달아 공직의 수뇌부를 차지하면서 ‘로열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한때 상임위원으로 발령이 나면 귀양살이처럼 여겨져 관료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곳에서 벗어나 승진을 위한 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최근 권오봉 산업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전라남도 경제부지사에 취임해 정식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여수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옛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 재정기획실, 기획재정부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과 재정정책국장, 방위사업청 차장 등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무역위원회 상임위원(1급)을 지냈다.
역대 무역위 상임위원들의 면면은 더욱 막강하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25회)은 2009년 무역위 상임위원으로 왔다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으로 영전해 결국 최초의 '차관→장관' 직행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앞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23회)도 2006년 10월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6개월뒤 무역투자정책본부장으로 복귀해 저력을 과시했다.
매출 1000억 달성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한국생산성본부의 진홍 회장(25회)도 2010년 윤 장관의 바통을 넘겨 받아 상임위원을 1년 넘게 역임했다.
진 회장을 이어 상임위원으로 둥지를 튼 게 산업단지공단의 김경수 이사장(25회)이다. 산단공은 새 정부들어 ‘손톱 밑 가시’를 뽑는 중기 제조업의 해결사로 급부상하며 재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초 김 이사장의 후임 상임위원으로 왔던 정재훈 전 지경부 산업경제실장(26회)도 일단 차관 경쟁에서 밀려 퇴임했지만 언제든 요직으로 재중용될 수 있는 잠룡에 속한다. 정 전 실장이 이대로 야인으로 묻힐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신임 무역위 상임위원에 내정된 변종립 전 지역경제정책관(27회)은 산업부가 안정궤도에 오르면 앞선 선배들이 그랬듯 핵심 요직으로 기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잘 될 사람을 무역위 상임위원으로 발령하는 것인지, 상임위원으로 가서 영전하는 건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식의 문제”라며“다만, 중앙무대와 거리를 두고 권토중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변방부서라는 꼬리표를 뗀지 오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