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지난해 5354억원 적자…'PF 손실 탓'

2013-03-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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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서울시 SH공사가 지난해 공사창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의 규모는 5354억원으로, 과거 무리하게 추진한 PF사업의 부진 및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택지매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함께 작용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SH공사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자산·부채실사 용역 결과'와 '2012 회계연도 결산' 내용을 28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해 총 53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내용은 △은평 알파로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 3002억원 △재고자산 평가손실충당금 1011억원 △용산 드림허브 관련 유가증권 손상 평가 490억원 등이다.

다만 공사는 공사 설립 이후 적립된 이익 잉여금이 1조5994억원으로, 서울시가 출자한 납입자본금 4조1952억원은 감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공사는 이번 결산에서 드림허브 관련 유가증권 등처럼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큰 경우 손실에 포함시키는 등 재무 상태를 최대한 엄격한 잣대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이같은 대규모 손실에도 올해 시와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 등의 사업은 차질없이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계속사업 7개 지구 3만2661가구(임대 1만7016가구)는 올해 계획된 택지·주택판매 등 영업수입으로 사업비를 우선 조달하고, 차입금 상환 후 부족분 발생 시 안전행정부 승인을 거친 공사채 차환발행 등을 통해 정상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항동, 상계, 오금, 신정4 등 신규사업 4개 지구 8968가구(임대 4847가구)는 택지·주택판매 등 영업수입을 통해 사업비를 우선 조달하고 부족금액은 시 출자금을 활용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택·택지 판매를 촉진해 올해 채무 감축을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올해 7275억원 등 내년까지 모두 6조4982억원에 달하는 채무감축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은평 알파로스 PF사업의 추진 여부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 결과에 따라 검토된다. 최근 논란이 많은 용산국제업무지구 PF사업은 코레일의 사업정상화 방안의 결과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다.

공사설립 취지와 무관한 PF사업은 추진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단계별 정리방안을 최종 마련하기로 했다.

PF사업 정리 외에도 강도 높은 경영혁신 및 긴축경영도 함께 단행한다.

공사는 사업의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 등을 추진할 사장 직속의 '비상경영혁신단'을 꾸리고, 전사적 초강도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임원의 연봉 20%를 감액하고 팀장급 이상 간부의 성과급을 반납하기로 했다.

공사 사옥을 매각하고 '가든파이브'로 이전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이번 손실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서울시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주거복지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인 '임기 내 부채 7조원 감축 추진'의 미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목표의 91.77%인 6조4982억원의 부채가 SH공사의 부채인 상황에서, 공사가 지난해 5000억원을 웃도는 당기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마곡지구나 문정지구, 은평지구의 택지 매각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2014년까지 추가 채무감축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시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에 공사는 해마다 계속 쌓이고 있는 임대사업에 대해 정부의 국고보조금 지원 현실화 및 주택기금의 확대 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처럼 공적사업자 지위를 부여받는 국고보조 법제화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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