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펴낸 ‘2012 중소기업 위상지표’ 에 따르면 고용기여율도 중소기업은 1999∼2009년 117% 증가한 데 비해 대기업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부가가치 기여율도 중소기업은 53% 증가한 데 반해 대기업은 48% 증가해 중소기업이 부가가치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3조9200억원 수준이던 중기 연구·개발(R&D) 지출도 2011년 9조83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현실은 이런 데도 ‘국내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외만 나가면 어깨가 움추려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3%(2011년)에 불과하다. 2005년 32.4%에 달했던 중기 수출 비중이 6년 만에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다.
한국의 수출은 몇몇 대기업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이 힘을 얻어야 하고, 특히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모델에서 탈피하고 대기업과의 종속 관계에서 자유로와 지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얼마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1조 달러 규모의 내수시장이 아니라 69조 달러의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나가 성공을 거두고 해외 진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중소기업간 상생과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도 “중소기업은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과감히 나가야 한다”며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제 살 깎기 경쟁을 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 사업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안팎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새 정부들어 중소기업의 신분 상승 움직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의 구체적 방향에 대해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며 중기 지원 강화를 거듭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시장은 벌써부터 출렁이고 있다. 중소기업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지수가 5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가 지난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87.2를 기록, 2012년 10월(88.6)이후 5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임채운 중소기업학회 학회장은 “중기가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야 현재의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20%에도 못 미치는 중기 수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올리지 않으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는 요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