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호앙 쭝 하이 베트남 부총리와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두번째 휴대폰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직접 베트남으로 날아가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추가 투자 협의를 한 뒤 4개월 만에 최종 방안이 확정된 것이다.
베트남 북부 타잉응웬 성에 들어서게 될 제2공장이 완공되면 베트남은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박닝공장은 현재 연간 1억50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종업원 수는 2만4000여명에 달한다. 박닝공장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기지 8곳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여기에 옌빙공단에 들어설 제2공장까지 가세할 경우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 요충지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옌빙공단 공장 건설에 7억 달러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정부와 타이응웬 성은 휴대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감면 등 상당한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가 오는 2015년 완공될 경우 노이바이국제공항과 항구 등 주요시설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투자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박닝공장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해 전체 투자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15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베트남 전체 투자액은 22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도 10만명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와 베트남 정부 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동남아는 물론 아시아 시장 공략의 요충지로 여기고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는 이건희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호앙 쭝 하이 부총리와 다양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박닝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근로자들을 격려한 바 있다.
베트남도 수출 확대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수출 실적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수출 실적은 124억 달러로 베트남 내 제1의 수출기업으로 부상했다”며 “베트남 내에서 삼성전자의 인지도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베트남에 9개 계열사가 진출해 16개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1억 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