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TV 등 가전 부문의 이익이 증가해도 전체 실적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전자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올해는 수익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4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만 63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중국 업체의 약진 등으로 해당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된 것이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업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011년 64%에서 지난해 43%로 하락한 뒤 올해는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데다 가격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을 추가 지출키로 한 만큼 이익 감소분이 상당할 전망이다.
반면 TV 등 가전시장 전망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7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 무려 87%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40% 가까이 증가했다. 연말 성수기 효과가 작용하기는 했지만 LED TV 성장세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LED TV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50% 가량 늘어났다.
냉장기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나아졌다.
올해도 전체 TV 시장에서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서 80% 중반으로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마트폰 판매 둔화세를 가전시장의 판매 증가로 상쇄해야 추가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전체 이익에서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차이를 보여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가전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이익률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전체 실적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