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응암동 아파트값 왜 올랐지?

2013-02-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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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3.3㎡당 평균 110만원 올라… 높은 전세가율 때문<br/>미분양 빠르게 소진… 주변 시세까지 끌어올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집값이 심상찮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이 지역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7월에만 해도 3.3㎡당 평균 980만원이었던 이곳 아파트 매매가는 현재 1098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개월 새 집값이 12% 가량 오른 것이다.

지방에서는 매매가 상승지역이 서울 등 수도권보다 많은 편이다.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아파트 시세는 3.3㎡당 482만원.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455만원에 비하면 5.9% 올랐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지역도 아닌 곳에서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 때문이라는 게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지난해 하반기 한시적으로 시행한 미분양주택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및 취득세 감면 조치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여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은평구 응암동이다. KB국민은행 시세 자료에 따르면 은평구는 지난달 말 현재 전세가율이 55%로, 서울 평균(52.5%)보다 높다. 은평구 가운데서도 응암동은 지난해 7월부터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57.6%로 뛰었다. 당시 서울 평균 전세가율(49.5%)보다 8.1%포인트나 높았다.

응암동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수요자들은 결국 인근 미분양 아파트로 눈길을 돌렸고, 덩달아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시세를 분석해보면 현대건설이 응암동에서 분양 중인 '백련산 힐스테이트 1차'는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전용면적 59㎡는 1000만원, 84㎡는 2000만원 가량 매매가격이 뛰었다. 전용 114㎡의 중대형 아파트도 5000만원 가량 상승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현상은 최근 서울·수도권에서는 보기드문 일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전세가율을 향후 매매가격 추이를 예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삼아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에도 전세 수요가 늘면서 1998년 전세가율이 47.9%에서 2002년 4월 68.8%까지 높아졌다.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2002년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25%나 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세가율이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세보다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여전히 매매를 꺼리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반면 지방에서는 높은 전세가율이 매매가를 견고하게 떠받드는 모습이다. 울산·광주·대구·강릉시 등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매매가격도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요즘의 주택시장을 보면 전세가율뿐 아니라 단지 규모와 입지, 주변 개발 호재 등이 전체적으로 맞물려야 시세가 오른다"며 "단지 전세가율만 보고 매매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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