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432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260억7000만 달러보다 171억2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경상수지는 지난 1997년 이후부터 15년간 흑자를 유지해왔다. 다만 흑자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2억 달러로 대폭 추락했다가 2009년 327억9000만 달러로 어느 정도 수준을 회복한 뒤, △2010년 293억9000만 달러 △2011년 260억7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경상수지가 크게 흑자를 기록한 데 대해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류의 영향과 더불어 여행 입국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건설서비스와 운송부문이 모두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냈다"면서 "이를 포함한 서비스수지의 흑자가 지난해 경상수지의 사상 최대치 달성의 주요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기계류와 승용차, 석유제품 등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동기보다 0.2% 증가한 552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증가폭은 2010년 28.8%에서 2011년 19.6%, 그리고 지난해까지 3년째 둔화하고 있다. 이는 동남아와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전년보다 둔화하고,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
수입은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 증가세가 축소되고, 자본재 수입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1% 줄어든 5142억70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서비스수지는 전년 58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26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운송이 105억5000만 달러로 전년(74억 달러)보다 대폭 증가하고, 여행 적자 규모는 58억7000만 달러로 전년(74억1000만 달러 적자)보다 축소됐다. 건설서비스 역시 167억5000만 달러로 전년 116억8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투자소득이 53억9000만 달러로 전년(33억2000만 달러)보다 증가하면서 48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당소득은 13억2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이자소득은 67억1000만 달러 흑자였다.
이전소득수지는 2011년 26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7억600만 달러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금융계정은 전년 267억5000만 달러보다 확대된 442억5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186억3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증권투자는 101억1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320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인 43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음에도, 올해 전망치는 이보다 낮다. 김영배 국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경기 악화로 수입 수요가 위축돼 있었지만, 올해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증가해 원자재 수입 등이 늘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흑자 폭은 줄어들겠지만 경기를 위해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월 경상수지는 22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 2월부터 11개월째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인해, 지난 4월 17억3000만 달러 이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