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경제정책, 이른바 '근혜노믹스'의 패러다임을 담아낼 거대한 그릇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공룡부처로서 힘이 실린 만큼 미래부는 차세대 먹을거리와 당장의 성장동력까지 모두 챙기는 창조경제 전담부처로 거듭날 전망이다.
미래부는 기초과학은 물론 응용과학까지 모두 끌어안았다. 이에 따라 창의력·상상력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창조경제 활성화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위한 전담부서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기초과학 및 융합시너지과학, 두뇌 집약적 창조과학 등 미래선도 연구를 지원하는 한편, 미래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와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한 국가정책 수립도 지원하게 된다. 특히 국가 R&D예산 배분·조정 기능도 갖게 됐다. 단순히 옛 과학기술부 복원과 비교할 수 없는 위상이다.
◆창조산업이 창조경제의 골격
박근혜 당선인이 내놓은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 운영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신시장 및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으로 정의된다.
박 당선인이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두 축은 창조과학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다. 창조과학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미래부의 중심 업무다. 독립 부처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ICT 전담조직을 미래부 내에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창조경제의 뼈대는 창조산업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창조산업은 제조업과 함께 문화·예술·미디어, 지식서비스업, 생활서비스업(자영업) 등을 포괄한다. 기존 제조업의 기술혁신만으로는 생산성이 증대돼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저고용과 저성장의 악순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용을 담보하는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초로 한 새로운 산업이 필요한데 이것이 창조산업이다.
사실 창조경제는 새로운 용어가 아니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창조경제라는 말이 회자됐으며, 창조경제의 기원을 19세기 말 영국 경제학자 존 러스킨의 학문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러스킨은 자신의 저서인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서 경제는 '이기심'이 아니라 '애정'이라며 '애정의 경제학'을 주장했다.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하늘 별 아래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창조경제의 근간은 '먼저 온 사람들'을 위한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기회를 주는 '따뜻한 경제'라는 것이다.
◆유기적인 통합이 관건
창조경제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우려도 적지 않다.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미래부 단독이 아닌 국가 전체 경제주체들의 유기적 네트워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각 부처로 갈라진 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부처간 이기주의로 필요한 기능이 배제될 수도 있으며, 무턱대고 통합만 강조하다보면 조직만 비대해지고 정작 효율성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조직만 합친다고 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미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기존 제도들을 과감히 수술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과학기술 R&D·금융·제도·인프라 등 가치사슬 전반을 묶는 탄탄한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현정 서울대 교수는 "창조경제는 단 하나의 부처로 실현될 수 없다"며 "미래창조과학부와 기업혁신부, 정보미디어부, 타 부처를 아우르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4개 부처가 핵심 부처로 융합돼야 창조경제와 패러다임 전환, 정책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