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비대위 출범 이후 당 혼란 수습과 쇄신에 박차를 가하느라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못했던 정책 부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쇄신의 칼’을 들이 대기 시작한 것.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산하 정책쇄신 분과(위원장 김종인)는 17일 회의를 열고 △대학등록금 부담 추가완화 △중소상공인을 위한 카드수수료 인하 △서민들을 위한 미소금융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
비대위는 우선 지금까지 대학등록금 부담 추가 완화에 대한 정부 여당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판단 아래 추가로 정책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준석 비대위원은 대학 등록금 추가 완화와 관련해 ‘취업후 학자금 상황대출(ICL)’ 상환을 기업 측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기업 측에 강제하기 어려운 만큼 ICL 지원을 권고하는 수준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가 강하게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KTX 민영화’에 대해서도 앞서 밝혔던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날 “정부는 (국회 반발을 감안해) 총선 이후에 민영화하겠다는 것인데 결국은 민영화하겠다는 얘기 아니냐”라며 “우리 입장을 다시 정리할 것도 없다”며 기존의 반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비대위가 정책 쇄신 행보에 가속도를 내면서 현 정부에 대한 ‘정책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11 총선을 불과 3개월 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와 확실한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 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가 취할 조치는 현재 사회적으로 아주 어려운 계층에 대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는 측면과 지금보다는 양극화가 늘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해 중장기적으로 간극을 좁히는 정책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민 중심의 정책 추진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와 같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좀 더 급진적인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18일 정강·정책 개정 소위를 열어 정책 부문에 대한 쇄신을 다시 한 번 논의해 그에 따른 비대위의 ‘친서민 정책 방안’을 다음 날인 19일 확정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