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으로 6조원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선과 지난 4·11 총선에서 약속한 민생·복지공약 관련 예산을 위해 적자재정 편성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안 처리는 12월 말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된다”며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면서 “야당이 빨리 대선 후유증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인 정당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다음 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택시법’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택시·버스업계와 합의하지 못하면 본회의 때 무조건 통과시킨다고 했다”며 “대중교통 근간이 흔들리긴 하지만,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문제가 있어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상정이 무산된 유통산업법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의원 다수는 자정부터, 야당은 오후 10시부터 대형마트 영업금지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아직 합의가 된 것은 아니지만 (타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아울러 △‘0~5세 무상보육’ 예산 △임신여성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남성의 출산휴가를 장려하는 ‘아빠의달’ 도입법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발의한 부마민주항쟁 특별법 및 긴급조치피해자 명예회복 특별법 △박 당선인이 직접 언급한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법 등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 관련 6개 법안도 12월 임시국회에서 발의 또는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 민주당과 일절 사전협의가 없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방적인 법안추진과 예산증액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변인은 “민주당은 지난 대선기간부터 양당 공통공약사업에 대한 예산증액과 민생법안 처리를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그동안 일절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와 당선됐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일방적 통과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국민대통합이고 국민이 행복한 시대로 가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민의 민생을 위한 예산과 법안의 통과를 위해 언제든 협력할 것”이라면서 “진정 민생예산과 법안통과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국회 양당 간 수석회담을 비롯한 여야간 협의에 먼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여야 협의를 촉구했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 세부항목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계수조정소위는 지난달 말 새해 예산안 감액심사를 통해 약 1조원을 삭감했으나, 이후로 선거운동과 맞물려 계속 파행을 거듭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