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민은행의 아파트 시세통계를 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아파트의 지난주 매매 시세는 ㎡당 1195만원이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3944만원으로 4000만원 대가 무너졌다.
압구정동 현대7차의 매매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3.3㎡당 4300만~5000만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8월 이후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압구정동에서도 가장 비싼 아파트인 현대7차의 급락으로 일대에서 3.3㎡당 4000만원 이상 아파트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실제 이 아파트 157㎡형(전용면적 기준)은 올해 1월 21억6000만원에 두 건이 매매됐지만 지난 8월 19억4500만원에 팔려 20억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여의도 부동산 시장의 사정도 압구정과 비슷하다. 역시 2010년 고점을 찍었던 여의도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는 당시보다 33~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삼부아파트 92㎡는 2010년 2월 9억8000만원에서 올해 10월 6억5000만원으로, 시범아파트 61㎡는 2010년 2월 7억5300만원에서 이달 4억7000만원으로, 한양아파트 150㎡는 2010년 1월 12억3500만원에서 지난 9월 8억3000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아파트 부촌'으이던 압구정과 여의도의 주택시장 동반 몰락은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좌초와 국내 경기 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한강르네상스 중단으로 거품이 빠지는 추세다. 올들어 압구정·여의도 아파트 중 고점 대비 30%이상 하락한 단지가 많다"며 "다른 지역보다 거품 빠지는 속도가 빨라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압구정은 2006년 말 이후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 2010년 반등 후 다시 하락하는 '쌍봉형 패턴'"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