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단일화>‘통 큰 양보’文승부수 먹힐까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야권후보 단일화 협상 파행사태가 닷새 만에 봉합됐다. 대선후보 등록일을 일주일 앞둔 18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면서다. 단일화 룰 결정 방식을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에 일임한 것이다.

또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일괄 사퇴했다. 따라서 안 후보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 이제 문·안 두 후보 중 누가 단일후보로 결정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 "이해찬 대표와 지도부가 아주 어려운 결단을 해줬다"며 "승복하기 힘들었을 텐데 오로지 정권교체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길을 터줬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사퇴로 정치쇄신의 의지를 높이고, 단일화 룰 결정권을 안 후보 측으로 넘김으로써 문 후보는 통 큰 양보를 한 것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도부의 퇴진과 후보의 양보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장애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협상 테이블을 총가동해 본격적인 단일화 국면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지역언론사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상경하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문 후보를 만나겠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 후보가 실무자에게 맡기지 말고 함께 뜻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자"며 "서로 신의가 있기 때문에 후보끼리 만나서 얘기하면 모든 오해가 다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두 후보가 직접 사태 봉합에 나선 것은 단일화를 피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단일화 지지층의 거센 역풍에 부딪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안 두 후보의 회동을 계기로 야권 단일후보의 윤곽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대 쟁점인 단일화 룰과 관련해 '키'를 쥔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만으로 후보를 선출할 경우 양측 지지층 결합과 국민적 동의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그동안 문 후보가 강조해온 '국민 참여'를 포함할 수 있는 단일화 방식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후보는 각각 사전에 마련한 단일화 방안을 갖고 협상단을 거치지 않고 직접 만나 단일화 룰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단일화 협상 파행으로 룰 협의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두 후보의 담판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