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내 상가시장도 '빨간불'… '깡통상가' 늘어

2012-10-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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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낙찰가에 수익성 악화… 임차인 못구해 공실 우려도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수익성 부동산의 대표격인 단지내 상가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임대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입주 2~3년이 지나도록 공실로 남아 있는 경우도 흔하다.

비싼 분양가(낙찰가)와 공급 과잉,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다. 특히 높은 낙찰가가 임대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높은 낙찰가는 상가내 필수 업종 유치 실패와 높은 공실률을 낳기 마련"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 전체의 상권 위축 등에 따른 유령상가 및 깡통상가 속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상가를 경매로 내놓아도 빚 청산이 되지 않는 이른바 '깡통상가'가 지난 5월말 현재 전체 상가 담보대출의 25.6%(12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특히 16일 현재 대법원 법원경매정보에 올라온 근린생활시설(상가)은 1360건에 이른다. '하우스 푸어'에 이어 '상가 푸어' 속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상가는 주택과 달리 투자금액이 만만찮은 데다 경기 침체로 운영 수익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익은 커녕 대출 이자만 물어야 하는 위험성이 꽤 높은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A2블록 단지 내 상가 점포 8개(전용면적 31~47㎡)는 평균 157.2%의 낙찰가율로 모두 매각됐다.

이 중 한 점포는 5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그렇다면 이 상가에 투자한 A씨는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자본금 2억5000만원을 가지고 투자를 계획하던 A씨는 공급 예정가격(3억3000만원)보다 무려 172% 높은 가격(5억7000만원)에 상가를 손에 쥐었다.

이 점포의 임대료가 보증금 4000만원에 월 20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A씨가 공급 예정가 수준에서 낙찰받았다면 연간 임대 수익률은 무려 8.4%(대출 8000만원, 대출 이자 연 8% 적용)에 달한다.

하지만 고가 낙찰로 인해 대출 금액이 2억2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는 데도 임대료는 똑같아 결국 임대 수익률은 3%로 뚝 떨어진다.

지난 3월 입찰된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 A1블록 단지 내 상가 입찰에도 24억원이 유입됐다. 이 중 지상 1층 점포(전용면적 36㎡)는 공급가(1억7000만원)보다 무려 4억1700만원이나 비싼 5억87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345%를 기록한 것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 투자금액이 늘면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며 "높은 낙찰가는 임대료 인상을 낳아 결국 입주 후 상가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도 높은 분양가 탓에 유령상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에서 공급하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1,2단계 215개 상가는 공개경쟁입찰(최고가 낙찰제)로 평균 예정가의 163%라는 높은 낙찰률을 기록하며 분양 완료됐다. 특히 D블럭의 경우 평균 예정가보다 배 이상 높은 7억원에 팔려나갔다.

이에 따라 임대료도 크게 올라 1층 전면부 상가는 보증금 5000만~1억원에, 월세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B-2블록의 경우 50개 상가 중 13개가 미입점 상태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철저한 수익성 분석 없이 입찰에 나설 경우 낭패보기 십상"이라며 "상가를 분양받을 때에는 분양가 또는 낙찰가를 역산, 보수적으로 상가 적정 수익률을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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