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MINI) 로드스터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미니 쿠퍼, 9만9000원에 부담 없이 타세요”
수입차 업계가 초기 부담금을 대폭 줄인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젊은층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미니(MINI) 브랜드 전시장에서 만난 한 딜러는 “높은 이자로 차량 구입을 망설이셨다면 10월이 아주 좋은 기회”라며 “무이자는 물론 월 납입금을 월 9만9000원에서 3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는 유예할부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초기 비용없이 무선납으로도 할부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게 딜러의 설명이다. 현금이 없이도 수천만원대 수입차를 탈 수 있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 딜러가 홍보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유예할부(유예리스)라는 프로그램이다. 유예할부란 신차 가격의 일부분(약 40%)을 선납한 뒤, 2~3년간 월 이자만 내고 기간이 완료되면 유예금(60%)을 일시에 납부하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신차 구입 초기 이자만 내고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장점탓에 현금 보유 비중이 낮은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할부금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에는 일시에 목돈이 마련해야 하므로 이를 간과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 딜러는 “유예할부를 이용할 때는 2~3년 뒤 남은 유예금을 일시에 내야 한다”면서 “목돈 마련이 힘들다면 무이자 할부나 현금 할인 등이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권유했다.
특히 유예할부 프로그램에서 주의할 점은 36개월 동안 내는 월 납입금이다. 매월 몇십만원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할부보다 높은 이자가 적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 할부 금융사 관계자는 “국내 할부 금융사의 이율은 보통 7~8% 정도이며, 수입차 업계가 자회사 개념으로 운영하는 일부 할부 금융사는 10%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수입차 업체가 재고 차량 판촉 등을 위해 3~4%대 저리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이 이율을 직접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유예할부 기간 관리가 어려워 차량을 처분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목돈을 마련해 유예금을 갚은 후 중고차 시장에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고차로 되팔더라도 국산차에 비해 감가상각 폭이 커 소유자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입 중고차 전문 딜러는 “국산차의 중고차 가격은 신차에 비해 매년 10%가량 떨어져 3년 후 보통 70% 정도의 중고차 시세가 형성된다”며 “하지만 중고차 수요가 적은 일부 수입차는 신차 가격의 50%까지 폭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