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형병원에서 6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김모씨(여·28)는 적은 월급으로 치솟는 물가 때문에 휴대폰 값, 밥 값, 교통비 등을 해결하기에도 빠듯한 형편이다. 직장에 다니지만 집에 월급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더 타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인 일명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48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만4000명 늘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실업자는 늘고 있다. 20대 실업자는 8월에 24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 증가했다. 덩달아 실업률도 6.5%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0.3%포인트 올랐다.
주취업 연령층인 25~29세의 고용상황은 더 우울하다. 주취업 연령층의 실업자는 5600명 늘고, 실업률은 0.6%포인트 올랐다. 다만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취업에 나설 시기인 25~29세 실업률은 5.6%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이같은 수치 역시 통계청의 국제노동기구(ILO) 표준설문 방식 기준이 수입을 목적으로 조사대상 주간(1주)동안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청년층의 취업사정은 더 나쁜 것이 현실이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와 취업 무관심자, 취업준비생을 더한 ‘사실상의 실업자’ 는 지난해 기준으로 110만1000명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청년실업자 32만4000명의 3.4배다.
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이용해 추산한 청년층 실업률은 7.7%(32만4000명)이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을 포함하면 22.1%로 3배가량 급증했다.
사실상 실업자란 장·단기적으로 노동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15∼29세 청년 가운데 실업자는 물론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자, 취업무관심자 등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체감실업률은 지난 2003년 17.7%에서 8년 새 4.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청년실업자가 2003년 40만1000명에서 2011년 32만4000명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사실상 실업자는 99만명에서 110만1000명으로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초반(20∼24세)과 20대 후반(25∼29세)의 체감실업률 격차가 더욱 커졌다.
문제는 이같은 청년실업 문제가 인구구조상 단시일내 개선되기는 어렵다는데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본적으로 외국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전체 실업율보다 청년 실업율이 2배 가까이 높다”며 “청년실업 문제는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2015년까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에서 각종 청년실업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다른 세대들에 비해 구직자 수가 많은 청년층의 실업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