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활대책> 정부 내수 살린다지만..추가 부양책 약발 받을까?

2012-09-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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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10일 정부가 내년까지 5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우리 경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상황판단에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엔진이 식어가고 내수마저 움츠러들면서 우리 경제의 두 기둥이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와 소비심리 진작을 위한 추가 부양책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정부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수출입이 급감하고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약발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내수시장 급속히 위축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떨어지면서 내수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4% 증가해 최근 부진한 모습에서 탈피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이와 다르다.

소매판매액지수를 끌어올린 건 가전제품 등 내구재다. 전달과 비교해 내구재 판매가 7.1% 크게 늘었다. 기록적인 불볕더위로 에어컨이 잘 팔렸고, 런던 올림픽이 TV 구매 수요를 자극한 덕분이다. 계절 또는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한 만큼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라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형마트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2% 올랐다. 그러나 3월(-0.4%), 4월(-4.2%), 5월(0.8%), 6월(-1.8%)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부진한 모양새다.

전년 동월비로는 4월(-1.3%), 5월(-2.6%), 6월(-4.5%), 7월(-3.5%) 등 넉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불황에 강한 생활필수품을 주로 파는 대형마트로서는 이례적인 부진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도 1년전에 비해 6.1% 줄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매출 감소율 기준으로 보면 자료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래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이다. 석달 연속 매출이 감소한 것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가 파악한 8월 소매 부문 속보치에 따르면 내수 부문의 대표적인 지표인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작년 8월(38조6000억원)보다 8.0%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 자릿수 증가율은 2009년 10월(9.4%)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1월부터 33개월간 이어진 두 자릿수 증가율 행진도 마감됐다. 8월 증가율은 2009년 7월(7.3%)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저치다.

내수의 버팀목이었던 국산 자동차 판매 역시 지난달 8만6027대로 전월 대비 29.5% 감소했다. 월별 판매량 기준으로는 미국발 경제위기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 2009년 1월(7만3874대)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9로 7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갔다. 수치가 100을 밑돌면 소비자들이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뜻이다.

◇7개월째 불황형 흑자..수출 적신호 켜진지 오래

한국 대외 무역의 불황형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과 수입이 함께 추락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무역수지 흑자가 7개월째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429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2% 줄었다. 월별로 2개월째 감소했다. 수입 역시 9.8% 감소한 409억3000만 달러였다. 둘을 합친 무역수지는 20억4000만 달러로 흑자지만 이는 수입이 크게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일 뿐이다.

올해 수출 상황을 보면 2월과 6월을 제외하고 줄곧 전년 동월 대비로 감소했다. 거의 매달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1~8월 누적기준으로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지난해 1~8월엔 전년 동기 대비로 23.5%나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 주력 품목의 부진함이 두드러진다. 8월 실적을 보면 상반기까지 수출 버팀목 노릇을 해주던 자동차와 부품업종마저 각각 수출액이 21.7%와 0.4% 감소했다. 철강(-7.4%) 무선통신기기(-26.7%) 선박(-34.2%)의 부진은 여전했다.

지역별로 봐도 수출이 좋은 곳이 없다. 우리나라 제품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8월(1∼20일)에 5.6% 감소했다.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은 2.1%, 재정위기로 어지러운 유럽연합(EU)도 9.3% 각각 감소했다. 아세안 지역 성적도 7월 -4.5%, 8월 -1.3%로 두달 연속 마이너스다.

정부는 초단기 수출 지원을 위한 대책반을 구성하고 무역 금융 확대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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